예술작품된 활과 화살, 화살통..2013설화문화전 25일 개막
2013-10-28 13:31
팔판동 갤러리인에서 사진 설치 가구등 현대미술품 어울려 전시
전통공예와 현대미술의 조화를 시도하는 '2014설화문화전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허리춤에 화살을 꽂고 팽팽하게 활을 겨눈 장인이 활쏘기를 하고 있다. 탱~하고 날아간 화살, 그곳을 바라보는 장인의 눈빛엔 아쉬움이 묻어난다. 휘어진 활을 다시 허공에 드리고 줄을 당기고 활쏘기를 반복하는 활 전통 장인인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3호 권무석씨가 갤러리에 등장했다.
잊혀져가던 전통 활과 화살이 현대미술과 만난 '활力, 시대를 관통하다'전이 25일부터 서울 팔판동 갤러리인에서 열린다.
올해로 7회째인 '2013 설화문화전'이 기획한 이 전시는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 활과 화살, 화살통이 지닌 독특한 특성과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한다.
'설화문화전'은 전통공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현대미술과의 조화를 시도하는 전시다.
'옛 물건'으로 전락했던 활과 화살은 팽팽해진 '예술품'으로 다시 빛을 낸다.
부천 성무정 활터에 있는 공방에서 매년 100여개의 활을 만들고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47호 전수조교 김윤경씨가 직접 제작한 활을 소개한다. 대를 이어 화살을 만드는 유영기(중요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세현(중요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전수조교) 씨와 화살통을 만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93호 전통장 김동학 씨 등 장인의 고집이 담긴 작품도 소개된다.
설화문화전에 첫 참가한 중국 사진작가 다위안의 작품.
전통 장인 이외에도 가구 디자이너 하지훈, 산업디자이너 구병준, 조각가 박천욱, 건축가 그룹 '네임리스 아키텍처(Nameless Architecture)', 중국 사진가 다위안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현대 작가들이 참여했다.
설화문화전 개최이후 외국작가로는 처음 참여한 다위안은 대나무밭에서 활처럼 휜 사람등 화살이 가진 형체미를 자연과 결합한 사진을 선보인다. 활과 화살이 늘 사람과 함께라는 점에서 착안한 작품은 활과 화살에 인류가 부여한 공격적 사명을 벗겨냈다.
활을 모티브로 한 의자도 전시됐다. 이번 설화문화전 아트디렉터를 맡은 하지훈 작가는 전통 활 각궁을 접하고 그 탄성에 감탄했다고 한다. 스테인리스를 재료로 굴대로한 화살다리를 한 안락의자도 선보인다.
전시장 한쪽에는 관람객이 직접 국궁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설화수는 매년 '설화문화전'을 진행하면서 도록과 전시 관련 아트 상품을 제작해 판매한 수익금으로 전통 공예가나 장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전시에 맞춰 활과 화살을 모티브로 제작한 아트 상품인 향수 '2013년 설화문화전 디퓨저 스페셜 에디션'을 한정 판매한다. 전시는 11월 9일까지. (02)788-7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