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대선개입 의혹 블랙홀…민주, ‘黃·南·曺’ 퇴진 요구
2013-10-22 18:39
여야 공방전 점입가경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여야의 공방전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여론조작 의혹과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의 직무배제 문제가 불거지면서다.
그동안 이른바 ‘대화록 정국’에서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장, 법무장관, 서울중앙지검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맹공세를 펼쳤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의 사과와 동시에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한 황교안 법무장관, 남재준 국정원장,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모든 책임 있는 인사들의 즉각적 퇴진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어 “당장 윤석열 여주지청장을 수사팀장으로 복귀시키고 수사팀에 소신껏 수사를 진행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 사안의 본질은 항명도, 검란도 아니고, 유례없는 선거부정사건, 유례없는 검찰 수사에 대한 방해와 외압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의총에서 일부 중진 의원들은 자칫 대선 불복 시비로 이어질 수 있는 발언을 쏟아냈다.
박지원 의원은 “국정원, 보훈처, 군의 총체적 부정선거”라고 말했고, 설훈 의원도 “지난 대선 자체가 심각한 부정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아야 한다”며 “그렇다면 이 선거 결과가 승복할 수 있는 것이었느냐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되자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설훈 의원의 발언은 사안의 중대함,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며 “대선불복과 연계시킨 발언이 아니라, 투쟁의 강도를 높이자는 취지였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관련기관 수장의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정치 공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민주주의 절차에 따른 선거 결과조차 부인하는 야당’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국정감사중반대책회의에서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조 지검장과 윤 전 팀장이 정면으로 충돌한 것과 관련, “검찰은 국가와 사회의 기강을 확립하기는커녕 조직 기강조차 땅에 떨어졌다”며 “어제 국감에서 보인 검찰의 행태는 국민에게 실망을 넘어 분노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는 조 지검장의 본인 감찰 요청과 관련해서도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윤 전 특별수사팀장의 ‘거짓 증언’에 대해 진실을 밝히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셀프감찰’에 불과하다며 감찰이 아닌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부하 검사인 윤 전 팀장이 진실을 왜곡하는 행태를 보면서 오죽하면 조 지검장이 감찰을 요청했겠느냐”면서 “조 지검장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현안브리핑에서 “수사 외압의 당사자로 지목받는 황 법무장관의 지시를 받는 조 지검장의 셀프감찰 요청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일인지 국민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