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硏 “日전자산업, 부품리더십으로 재기 노린다”

2013-10-22 12:13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한국과 중국에 밀린 일본 전자업체들이 자동차와 의료기기 등 분야에서 부품리더십을 바탕으로 재부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송지영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2일 ‘일본 전자산업 TV·자동차·부품 발판으로 재도약 노린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스마트폰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일본 전자산업이 TV·자동차·의료 등의 분야에서 신기술 접목과 사용자 경험 패러다임 변화, 근간의 기술과 부품 리더십을 바탕으로 재부상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TV제조사들은 TV사업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4K 차별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퍼블릭 디스플레이·의료·자동차 등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모습이다.

소니·파나소닉·도시바·샤프 등은 기존 TV·영상·디스플레이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수술용 3D·4K 패널, 내시경 수술용 4K 카메라·3D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 솔루션, 진단 영상 판독장치, 의료 업무 및 환자용 고해상도 태블릿 등의 분야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샤프는 2020년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수요가 1억대 이상으로 증가해, 2012년 기준 차량 1대 당 0.5개였던 디스플레이가 2020년 차량 1대 당 1.2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LCD와 MEMS11기술을 필두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

또 이 보고서는 모바일 분야에서 일본기업의 존재감은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부품·소자 기업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강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라타는 0201 사이즈13의 MLCC14을, 파나소닉 등은 0.4mm 피치의 기판 커넥터 등을 선보이고 있다. ALPS·TDK·타이요 유덴·교세라·Rohm 등 주요 부품 기업들이 만든 소자 내장 기판과 패키지 등은 하이엔드 스마트폰·태블릿·웨어러블 기기에 탑재될 전망이다.

특히 일본 기업들은 기술 경쟁력이 있고 수익성이 뛰어난 MLCC· SAW15 필터·초소형 모터·정밀 기구물·이미지센서 등 주요 부품 중심으로 부품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설명했다.

송 책임연구원은 “일본 전자산업이 혁신적 이슈를 만들어 내고 시장을 선도하는 힘은 예전에 비해 떨어졌으나 수출입·생산 모두 증가세를 유지하며 활기를 회복하고 있다”며 “특히 부품·소자 수출은 월 6000억엔을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등 견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본 전자기업들이 스마트폰·TV와 같은 일반 소비자 대상 대규모 단일 시장에서 단기간 내 글로벌 강자로 다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부품·소재·기초기술 등의 광범위한 저변 역량을 바탕으로 하는 일본 전자산업의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