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에 9년만의 초강력 태풍 예보에 원전 오염수 유출 우려

2013-10-16 00:13
오전중 간토 상륙 전망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일본 기상청이 오는 16일 간토(關東) 지역에 최근 9년 사이 가장 강력한 태풍이 상륙한다고 예보하자 열도가 긴장감에 휩싸였다.

이 태풍의 영향권에 후쿠시마 원전이 포함될 전망이라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는 오염수 유출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일본 기상청은 26호 태풍 ‘위파(WIPHA)’가 16일 오전 간토(關東) 지방에 상륙할 것이라고 15일 예보했다.

위파는 15일 오후 7시 현재 중심 부근 최대풍속 40㎧, 순간최대풍속 55㎧, 중심기압 950hPa(헥토파스칼)의 대형 태풍이다.

중심의 위치는 북위 29.7도, 동경 135.8도이다. 오사카(大阪)시에서 남쪽으로 약 770㎞ 떨어진 해상에서 시속 40㎞의 속도로 북북동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태풍으로 철도와 항공 등 다수의 교통수단이 묶인다.

NHK는 16일 전일본공수(ANA)가 189편, 일본항공이 159편을 결항하기로 하는 등 일본 전국에서 464편이 운항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JR 동일본은 수도권 특급열차를 일부 운행 중단하기로 했고 일반열차도 운행 횟수를 줄일 예정이다.

지바(千葉)현에서는 초등학교 690개, 중학교 300개, 도쿄도 소학교 487개, 중학교 222개가 수업을 하지 않기로 하는 등 간토 지역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3650곳이 임시 휴교한다.

태풍 위파는 16일 정오를 전후로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을 지날 것으로 보여 오염수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집중 호우로 오염수 탱크 주변의 보에 고인 물이 넘치거나 지하수 유입이 늘어나 오염수가 급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토사 유출이 늘어나면서 토양에 흡수된 방사성 물질의 해양 유입이 빨라질 수도 있다.

강풍에 원전 앞 항만에 설치된 실트 펜스(수중차단막)가 파손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실제 지난달 16일 18호 태풍 마니가 인근을 지났을 때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탱크 둘레 보에서 물이 범람했다.

도쿄전력은 15일 집중 호우에 대비해 임시 탱크를 운용하는 등 오염수 유출을 최소화하겠으며, 특히 보에 고인 물의 방사성 물질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배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물 1ℓ에서 검출되는 방사성 물질이 세슘 134 20㏃(베크렐) 미만, 세슘 137 30㏃미만, 스트론튬 90 10㏃ 미만이고 감마선을 배출하는 다른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으면 외부로 배출하겠다고 제시했다.

도쿄전력은 이들 물질이 포함된 물을 매일 2ℓ씩 1년간 마셔도 연간 피폭량이 1m㏜(밀리시버트)를 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