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플레이오프 진출… 16일 LG와 잠실 대격돌

2013-10-15 09:10

14회 연장전 접전끝에 두산 베어스 넥센에 승리 사진은 
5차전의 일등공신 유희관 선수. [사진 출처=두산베어스 홈페이지 캡처]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허슬플레이 두산 베어스가 기적같은 역전 드라마를 쓰며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두산은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3-3으로 승부를 가를 수 없던 연장 13회초, 대타 최준석의 짜릿한 결승 솔로홈런과 오재원의 쐐기 3점홈런이 터지면서 8-5로 승리했다.

포스트시즌을 통틀어도 2연패 뒤 3연승은 1996년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가 쌍방울을 상대로 처음 역전한 데 이어 2009년 SK가 두산을 상대로 역전극을 만드는 등 총 4번에 불과하다.

이번 경기의 승부처는 연장 13회였다. 두산은 3-3인 13회초 대타로 나선 최준석이 넥센 4번째 투수 강윤구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솔로홈런을 터뜨려 4-3으로 리드를 잡았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정수빈이 볼넷과 패스트볼로 2루까지 진루한 뒤 민병헌이 좌선상 2루타를 치며 5-3으로 점수를 벌렸다. 두산은 계속된 2사 1,2루에서 오재원이 오른쪽 담장을 통과하는 3점홈런을 만들어 내며 8-3까지 달아났다.

넥센은 13회말 이택근이 2점홈런을 날리며 마지막 반격을 시도했으나 재역전에는 실패했다.

브랜든 나이트와 유희관이 선발 대결을 펼친 5차전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한 편의 드라마였다. 두산은 유희관의 눈부신 호투 속에 4회초 이원석의 홈런으로 앞서 나갔다.

이원석은 4회 1사 1,2루에서 나이트를 상대로 좌월 3점홈런을 터뜨렸다. 위기감을 느낀 넥센은 5회에 오재영, 6회 한현희, 9회 손승락을 투입하는 등 투수 총력전을 펼쳤으나 팀 타선이 막판까지 침묵했다.

7회까지 무안타를 기록한 넥센은 8회말 김민성과 이성열의 연속 안타로 얻은 무사 1,2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9회초 1사 1,3루로 추가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가까스로 벗어났다.

이후 넥센은 9회말 대타 문우람과 서건창의 연속 우전안타로 다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이에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로 투수를 교체했고, 장기영과 이택근이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경기가 거의 끝났다고 생각한 9회 2사 후 마지막 타자로 나선 박병호가 니퍼트를 상대로 3구째 148㎞짜리 바깥쪽 직구를 걷어올려 한 가운데 펜스 뒤 백스크린 상단을 맞췄다.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터진 박병호의 3점홈런으로 승부는 연장에 돌입했다.

긴장감을 늦출 수 없던 연장전 승부는 13회초 두산 타선이 폭발하면서 넥센의 첫 가을잔치가 마무리됐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7이닝 동안 삼진 9개를 뽑으며 1안타 무실점의 완벽 투구를 펼쳤으나 불펜의 난조로 아쉽게 승리를 놓쳤다. 한 경기 9탈삼진은 유희관의 개인 최다 기록이다.

연장 13회초 결승홈런을 터뜨린 최준석은 기자단 투표에서 68표 중 35표를 얻어 유희관(31표)을 따돌리고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넥센은 선발 나이트가 4이닝 동안 3안타, 볼넷 3개로 3실점한 뒤 내려왔다. 9회 등판한 손승락은 4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경기 시간은 무려 4시간 53분으로 사흘전 잠실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 세운 준플레이오프 최장시간을 10분 경신했다.

두산은 오는 16일 '한지붕 라이벌' LG 트윈스와 2000년 플레이오프 이후 13년 만에 재대결을 펼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