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루 더 그린> 이일희, 경기위원 늑장 판정으로 리듬 뺏겨

2013-10-14 16:55
日 이시카와, 미국PGA투어서 어프로치샷이 갤러리 머리 맞혀

이일희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이일희(볼빅)가 13일 끝난 ‘사임다비 LPGA 말레시아’에서 초반 선두에 나서고도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국산 볼을 써 미국LPGA투어 2승을 노렸던 그의 꿈도 날아갔다.

이일희는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렉시 톰슨(미국),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동반플레이를 했다. 전날 밤 비가 내려 코스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경기위원회에서는 페어웨이에 떨어진 볼에 한해 ‘집어올린 후 닦고 놓은 후 플레이’하는 로커룰을 적용했다.

톰슨에게 3타 뒤진채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이일희는 8번홀까지 1타를 줄여 1타를 더 친 톰슨에게 1타차로 따라붙었다. 그런데 9번홀(파4)에서 해프닝 탓에 제동이 걸렸다.

이일희의 티샷이 페어웨이와 러프의 경계선에 떨어졌다. 볼에는 흙이 묻어 있어 이일희에게 불리했다. 페어웨이 판정을 받으면 볼을 닦을 수 있으나 러프 판정을 받으면 흙이 있는 채로 플레이해야 한다. 동반자 두 명은 “볼이 멈춘 곳이 러프이니 닦을 수 없다”고 말하고 그린쪽으로 가버렸다.

볼에 흙이 묻어있을 땐 로컬룰로써 구제를 허용하는 수도 있다. 단, 페어웨이에 멈춘 볼로 한정
하는 경우가 많다.

이일희는 경기위원을 불렀다. 경기위원은 곧 오지 않았고 최종판정을 받기까지 15분이 걸렸다. 경기위원은 이일희의 볼이 페어웨이에 있는 것으로 판정했고 이일희는 볼을 닦은 후 플레이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체되면서 리듬을 빼앗긴 탓인지 이일희는 보기를 하고 말았다.

톰슨은 이일희와 격차가 2타로 벌어진 것을 간파했던지 10∼12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고 우승까지 내달았다. 그 반면 이일희는 후반에 버디 1개와 보기 3개로 뒷걸음질치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이일희는 경기 후 “9번홀에서 지체하면서 경기의 흐름을 빼앗긴 것이 아쉬웠다. 좀 더 집중했더라면 좋았을 터인데…. 오늘 전반적으로 운이 안따라준 것같다”고 말했다.

규칙 해석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동반플레이어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 경기위원의 늑장 출동도 우승을 가르는 변수가 되는 듯하다.

◆일본 남자골프의 ‘간판’ 이시카와 료가 2013-2014시즌 미국PGA투어 개막전인 프라이스닷컴오픈 최종일 한 갤러리의 머리를 맞혔다.

이시카와가 4라운드 8번홀(파4)에서 어프로치샷을 한 볼이 잡아채지면서 그린 왼편에 있는 에릭 스타인하우어(69)의 머리에 맞았다. 바운스된 볼은 그린을 지나 반대편 벙커에 들어갔다. 주위사람들은 볼이 콘크리트에 맞는 소리처럼 들렸다고 전했다. 응급처치를 받은 노인은 “다행히 빗맞아 괜찮다”고 말했다.

이시카와는 사과하고 볼을 건넸다. 이시카와는 그 홀에서 보기를 했다. 그는 합계 9언더파 275타로 공동 2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