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비씨카드, 밴업계와 수수료 갈등 본격화
2013-09-30 16:02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현대카드와 비씨카드가 결제중간업체인 밴(VAN)사에 수수료율 인하를 통보하면서, 두 업계의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됐다.
이와 관련 밴사들은 현대·비씨카드를 상대로 결제거부운동에 돌입할 전망이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최근 거래중인 밴사들을 대상으로 가격체계 개편을 통보했다. 밴사별로 각기 다른 수수료율을 단일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밴사의 거래승인중개 서비스가 동일한데도 불구하고 각 사별로 가격 차이가 존재한다"며 "시장에 초기진입한 밴사들의 가격은 후발주자들에 비해 수수료가 비싸기 때문에 이를 단일체계로 개편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도 밴 수수료 개편안을 통해 차등가격체계를 지적한 바 있다. 현재 일부 밴사는 이 체계를 수용했지만, 상당수 밴사가 이를 거부해 업계의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카드도 최근 밴업계 1위 업체인 KICC에 수수료율 인하를 통보했지만, 이를 거부한 KICC에 전표수거업무를 위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밴사들은 이를 '갑의 횡포'라고 비난하며 현재 가맹점들과 함께 현대카드 결제거부 운동을 진행 중이다.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 관계자는 "현대카드 측에 통보한 내용을 철회하고 다시 협상을 하자고 요청했지만 협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만일 전표수거업무를 밴사에서 하지 않게 되면 소형가맹점들은 직접 관리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밴 수수료 인하는 오히려 소형가맹점들의 부담 전가로 이어진다"며 "무자비한 횡포를 일삼는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전국 220만 가맹점이 결제거부 운동을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카드사들도 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다. 이미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 개편으로 수익성이 지난해보다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율 개편으로 인하를 단행했는데 밴사의 경우 기존 불합리한 체계를 고수하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이미 지적했듯이, 밴 수수료에 대해 합리화된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