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8·28 대책 한달, 가을 이사철 맞은 전국 모델하우스 발 디딜틈 없네

2013-09-30 07:59
"실수요자들 모델하우스로 몰려 성황"

8·28 대책이 발표된 지 한달 가량 지난 가운데 가을 성수기를 맞은 건설사들이 일제히 분양일정에 돌입했다. 사진은 지난 27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평택 용이 금호어울림' 모델하우스. [사진제공 = 금호건설]
아주경제 김현철·권경렬·노경조 기자="최근 집주인이 전셋값을 3000만원이나 올렸어요. 2년 후에는 또 얼마나 올릴지 몰라 이 참에 미리 분양을 받아볼까 해서 나왔습니다."(대구 월배2차 아이파크 모델하우스를 찾은 달서구 대천동에 거주하는 김모씨)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국에서 일제히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면서 본격 분양시장의 막이 올랐다. 정부의 8·28 전월세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나 매매시장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면서 대책 수혜를 받으려는 실수요자들이 모델하우스로 몰려 성황을 이뤘다.

29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전국 11곳의 모델하우스가 동시에 문을 열고 수요자 몰이에 나섰다.

서울·수도권에서는 '덕수궁 롯데캐슬'을 비롯해 '안성 롯데캐슬 센트럴시티' 등 6개 단지, 지방에서는 '대구 월배 2차 아이파크', '홍성 내포신도시 경남아너스빌' 등 5개 단지가 분양 일정에 돌입했다. 이날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아파트 가구수만 총 1만1000여가구에 이르며, 주말 동안 10만명 이상의 청약 대기자들이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북새통을 이뤘다.

롯데건설이 중구 순화동에서 공급하는 주상복합 덕수궁 롯데캐슬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동안 2만4000여명이 몰렸다. 박동준 분양소장은 "서울의 중심인 시청 인근에 오랜만에 분양되는 아파트여서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며 "분양가는 3.3㎡당 1700만원대 이하로 1800만원인 인근 시세보다 낮게 책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과 안성에서는 금호건설과 롯데건설이 맞붙어 눈길을 끌었다. 승용차로 5분 거리에 각각 위치한 모델하우스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북적댔다.

금호건설이 평택에 분양하는 '평택 용이 금호어울림' 2215가구와 롯데건설이 안성에 분양하는 '안성 롯데캐슬 센트럴시티' 2320가구는 두 단지를 합쳐 45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단지다.

인근 안성에서 평택 용이 금호어울림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주부 김모씨(40)는 "기존 거주지와 생활환경에 별 차이가 없고 평택지역 집값이 각종 호재로 계속 오른다는 소식에 관심이 생겨 찾게 됐다"며 "취득세 인하 등 혜택이 주어지는 올해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 분양시장 열기도 뜨거웠다.

현대산업개발이 대구 달서구 유천동 월배지구에 선보인 '대구 월배2차 아이파크' 모델하우스에는 개장 시작부터 오후까지 방문객의 행렬이 300~400m 이어졌다. '떴다방'까지 등장해 방문객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 속속 눈에 띄었다. 주말 방문객은 2만5000여명으로 추산됐다.

대구 진천동 계룡공인 신춘화 대표는 "지난해 분양한 월배1차 아이파크 전용 84㎡의 분양권에도 프리미엄이 2000만~3000만원 붙었다"며 "분양가가 예상보다 저렴하게 나와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도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을 찾는 발길이 늘면서 흥행 성공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전셋값 고공행진 속에서 매매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하자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야겠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28 대책을 통해 소개돼 23일부터 사전상담을 시작한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시범적으로 3000명을 모집하는 상품에 상담 첫 날에만 1150건의 상담이 접수됐다.

신규분양과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계약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한화건설이 청수택지지구에 공급해 최고 청약경쟁률 4.3대 1을 기록했던 '천안 청수 꿈에그린'의 경우 첫 주에 계약률 75%를 달성했다. 현대산업개발이 경기도 고양시 삼송동 삼송택지개발지구에 공급 중인 '고양 삼송2차 아이파크'는 지난주에만 10건이 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는 용인에서 분양에 나선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가 1개 타입을 제외하고 모두 1순위 마감하는 등 8·28 대책에서 비롯된 좋은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며 "가을 분양시장도 가격, 위치 등 경쟁력 있는 곳을 중심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