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사건 유명인사 된 김원홍, 목소리 듣나

2013-09-27 11:23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최태원 SK 회장 사건으로 불식간에 유명인사가 됐다. 주요 포탈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보통이다. ‘도사님’, ‘묻지마 회장님’, 심지어 역술인 의혹까지 그의 화려한 이력이 알려지면서 화제의 정점에 올랐다.

전날 저녁 최 회장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온 김 전 고문이 극적으로 국내 송환되면서 27일 오후 2시로 예정된 항소심 선고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최 회장 변호인측은 이날 오전 재판부에 변론재개 신청서를 내고 김 전 고문을 통해 추가 심리할 것을 요청했다.

김 전 고문은 증권사에 근무하면서 높은 수익률로 ‘도사님’ 별명을 얻었다. 특정일의 주가를 맞춘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역술인이라는 의혹도 있다. SK에 근무할 당시에는 회사의 정책 결정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해 회사 내부에서 '묻지마 회장님'으로 불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이러한 김 전 고문의 투자 실력을 믿고 거액의 투자금을 맡겨왔고 결과적으로 자신도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회장은 실제 SK C&C 지분을 제외한 전 재산을 김 전 고문에게 맡겼지만 돌려받지 못했다. 김 전 고문의 측근들은 그가 최 회장에게 받아낸 돈으로 속칭 ‘보험깡’ 비용을 댔다고 전한다. 최 회장은 김 전 고문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이다.

재판부는 김 전 고문의 녹취록에 대해 배경을 확인할 수 없는 부분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김 전 고문이 범죄를 모의한 것 같다고 지목하기도 했다.

김 전 고문의 녹취록에는 최 회장 형제의 무죄를 언급하는 발언이 담겨 있었지만 김 전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돼 법정에서 그러한 증언을 할지는 미지수다. 김 전 고문은 대만에서 위장으로 현지인을 통해 고소를 당하는 등 국내 송환을 피하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입국 시 공항에서도 김 전 고문은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하지만 재계는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 전 고문 없이 치르는 재판은 반쪽짜리라고 지적한다.

최 회장 변호인측은 사건의 핵심 증인인 김 전 고문의 신병이 확보된 만큼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