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부수업무 확대, 빛좋은 개살구?
2013-09-26 17:31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카드사에 새로운 부수업무가 본격 허용됐지만, 이렇다 할 변화는 체감할 수 없는 분위기다. 부수업무는 카드사가 고객의 신용·체크카드 이용으로 인해 수익을 얻는 것 외에 사업을 말한다.
인프라 구축 등 비용 대비 사업성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새로 추가된 부수업무의 영역이 모호하다는 이유에서다. 당국이 카드사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대책으로 내놨지만 정작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23일부터 확대된 부수업무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컨설팅 서비스 △디자인권과 상표권 사용 △직원과 소비자 대상 금융교육 △지급결제대행업 등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기존 웨딩 서비스, 여행 알선 등 3개 부수업무에 추가로 이들 4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당국의 기대와 달리 신사업을 위한 카드사들의 진행 상황은 미비하다. 신사업 준비를 하고 있는 카드사는 BC카드와 신한카드에 그친다.
BC카드는 신용카드 교육을 필요로 하는 금융기관 대상 'BC 아카데미'를 운영하기로 했다. BC 아카데미의 신용카드 전문교육 서비스는 신용카드 전문 교육과정, 신용카드 전문 자격제도, 신용카드 전문 도서출판, 해외연수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다. 전부터 진행해왔던 교육을 소폭 확대했다. 교육기획팀 등 직원 10명 내외가 머리를 맞댄 끝에 4분기부터 교육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2200만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올해 하는 건 빅데이터 조직 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조직을 먼저 구성한 뒤 기능과 역할의 방향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빅데이터를 이용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개인정보보호 문제와 맞물리면서 부수업무 허용이 현실성 없는 제도만 추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국이 너무 규제를 하기 때문에 부수업무 카테고리가 넓어졌다고 해도 수익개선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카드사에 규제를 들이댈 뿐 수익개선에 대한 고민은 없다"고 토로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권우영 연구원은 "현 열거주의 방식의 부수업무 범위를 포괄주의로 전환해 업무영역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포괄주의로 전환될 경우, 각 카드사들이 자신의 경영환경 및 특성에 맞는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권 연구원은 "부수업무는 고객 데이터와 비대면 채널을 활용하는 만큼 불완전판매 발생 가능성, 고객의 피로도 누적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