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환율… 외국계 기관들 증시서 차익실현?
2013-09-25 17:11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면서 원화 강세가 이어지자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5원 오른 달러당 1076.7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매수의 변곡점 역할을 해온 원·달러 환율 1100원선을 밑돌자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을 위해 지분매도에 나섰다.
더캐피털그룹컴퍼니는 이달 들어서만 총 세 차례에 걸쳐 하나금융지주 지분 59만8000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으며, 7월에는 581만9800주의 하나금융지주 지분을 처분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24일 1161.4원으로 연고점을 기록한 바 있다.
템플턴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7월 두 차례에 걸쳐 96만주의 현대산업개발 지분을 매도, 정몽규 회장에게 최대주주를 자리를 내주면서 현대산업 주가가 출렁인 바 있다. 이후 8월에도 31만5000주의 지분을 처분하면서 장기적 지분 낮추기에 나설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5~6월 세 차례에 걸쳐 73만주를 취득한 LG패션 지분도 이달 들어서 11만주 가량만 처분해 향후 차익 실현에 나설 공산이 크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1070원선까지 하락하면서 환차익 매력이 높아지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2000선 부근의 지수대도 부담돼 지분을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더군다나 달러 환산 외국인의 한국 투자 누적 수익률이 전일 기준 19.02%로 집계돼 경험적 상단인 20% 도달을 앞두고 있어 차익 실현 매물 부담은 더욱 점증되고 있다. 지난 2009년 이후 통상적으로 수익률 20% 수준에서 외국인 매수 강도는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달러 환산 외국인 누적 수익률이 20%를 넘어선 경우는 제2차 양적완화 때와 일본 지진이 발생했을 때 외에는 거의 없다”면서 “현재 1차적인 수익률은 달성된 상태로 임계치에 다다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환율이 상승하는 국면에 매수하지 않았더라도 환차익으로 수익률이 올라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오 센터장은 “외국인의 매수세는 배당시즌 등을 통해 오는 4분기에나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분간은 매수와 매도압력이 팽팽히 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