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굿 닥터' 주원, 대체 인생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2013-09-24 10:11
'굿 닥터'[사진=방송화면 캡처] |
23일 밤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굿 닥터'(극본 박재범·연출 기민수)에서 나인해(김현수)와 박시온(주원)이 나눈 대화가 어쩐지 짠하다.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박시온이 대체 인생에 대해 뭘 안다고 "그런 것 같다"고 했을까.
언니 나인영(엄현경)이 자신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술집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인해가 자책감에 빠져있자 그를 위로하기 위해 박시온이 나섰다. 이 장면은 채 몇 분도 방송되지 않았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병을 앓고 있는 어린 친구와의 대화 속에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네를 향한 충고가 담겨있는 듯 하다.
박시온이 한 말처럼 인생은 정말 원래 그렇게 힘든 걸까. 그가 인생을 알건 모르건 그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그와 나눈 대화는 '귀감'을 넘어 '힐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시온이 인생에 대해 운운하는 장면은 뿐만 아니었다. 자신이 담당한 환자가 퇴원을 앞두고 병세가 악화되자 실의에 빠져있는 차윤서(문채원)을 위로하기 위해 스파게티를 요리하는 장면에서는 소소한 웃음까지 터져나온다.
양파를 썰며 눈물을 흘리는 박시온의 모양새 하며, '뜨거운 케첩에 밥을 말아 먹는 듯한' 소면으로 만든 '박시온 표' 스파게티를 본 사람이라면 웃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것. 허틋 수고를 덜기 위해 소질 없는 요리에는 도전하지 말자고 합의하는 두 사람의 대화 역시 '빵' 터진다. "스파게티 면을 소면으로 삶는 사람이 어디있냐. 우리 서로 쌍방 합의하자. 서로 요리해주기 없기." "정말 훌륭한 생각이십니다."
박시온에게 아버지의 폭력과 어머니의 가출은 단지 트라우마와 상처일 뿐이었을까.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상처를 이해하고 ‘힐링’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춘 박시온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굿 닥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