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고가 마케팅 통한다"

2013-09-22 22:16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가구·건자재·식기 등 중소업체들이 불황임에도 VIP 마케팅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기존 박리다매 판매방식에서 벗어나 고가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고수익을 실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가 명품과 PB상품으로 대표되는 유통업체들의 양극화 전략처럼 가구업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고급화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최근 3~4년동안 저가 온라인가구의 대항마로 고가 브랜드 확충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한샘은 최근 홈쇼핑을 통해 국내 최초로 건실욕실 판매를 시작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고가 가구제품이 홈쇼핑에서도 통한다는 사실까지 입증하며 판매 접점을 확대하는 부수입까지 올렸다.

가격대가 3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에 달하는 리바트의 주문형 맞춤가구도 이사철에 매월 수십세트 이상 팔리고 있다. 프리미엄 맞춤 가구인 리첸은 주력 제품인 주방가구 외에도 거실장·침실가구·방문까지 제작한다.

넵스는 지난 7월이탈리아 주방가구 미톤을 정식 수입키로 결정하면서 5개의 프리미엄 주방가구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 맞춤 주방 가격은 132㎡(40평)대 기준으로 최소 3000만원 이상이지만 재구매 고객 비율이 높다.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확실한 포지셔닝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건자재 수입업체인 하농은 최근 7200만원짜리 욕조를 선보였다. 일본 종합건자재기업 릭실이 선보인 일체형 도기의 가격도 600만원대다.

한국도자기의 프리미엄 브랜드 프라우나 역시 수백만원을 호가하지만 매출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프라우나는 최근 영국 해롯백화점의 '럭셔리 다이닝'에도 단독매장을 내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고가 마케팅은 내수침체가 단시간에 극복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미지 고급화에 기여할 수 있다"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시장에서 새로운 매출 구조를 만들어 내는 일종의 베블렌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