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넥스, 연·원료비 처리비용 절감 차세대 신제철 공정
2013-09-22 16:05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근대 제철기술의 발전은 14세기경 용광로가 발명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후 100여년 동안 현재의 용광로·전로로 대별되는 고로 공법은 대형화와 에너지 최적화를 통한 효율, 고생산성, 장(長)수명 등의 장점으로 현재 세계 조강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고로 공정이 점차 대형화됐을 뿐만 아니라 생산성과 에너지 효율이 높고 양질의 용선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고로는 유연탄을 연소시키고 철광석을 환원시키기 위해 하단부에 강한 열풍을 불어넣는데 가루 형태의 원료를 사용하면 열풍에 날아가 버리거나, 통풍이 안 돼 연소율이 떨어진다. 이에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에 열을 가해 일정한 덩어리 형태로 만든 소결광과 코크스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선진 철강사들은 1970년대 이후 고로를 대체할 수 있는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새로운 공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활발히 추진해왔다. 파이넥스 공봅 이전 상업 생산에 성공한 신제철 공정은 포스코가 지난 1995년 가동한 연산 60만t 규모의 코렉스(COREX) 공정이 유일하다.
덩어리 상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사용하는 코렉스 공정은 소결과 코크스 공정을 생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비싼 연원료를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제조 공정 중에 발생하는 가루 철광석과 석탄 처리에도 많은 비용이 든다.
파이넥스 공법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가공 없이 바로 사용함으로써 ‘소결-코크스-고로-전로-연주-압연’의 기존 제철공정 중 ‘소결-코크스’를 생략함으로써 4개 공정으로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경제적으로 철강을 생산하고 환경오염 물질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파이넥스 공법은 철광석을 환원시키는 환원작용과 환원된 철을 녹이는 용융작용이 한 몸체에서 진행되는 용광로와 달리, 환원과 용융작용을 별도로 분리해 쇳물을 제조하는 용융환원 제철법의 하나다.
핵심기술로는 가스와 쇳물 온도 제어, 미분탄 취입 등 철광석에서 분리된 철 성분을 녹여 쇳물로 만드는 ‘용융로 조업기술’, 가루 형태의 철광석에서 철 성분을 분리해 내는 ‘유동환원 조업기술’이 있다.
또 분말 형태의 환원철을 700℃ 이상에서 압력을 가해 덩어리 형태로 만드는 ‘HCI(Hot Compacted Iron) 제조기술’과 가루 형태의 유연탄에 첨가제 등을 균일하게 혼합한 후 압력을 가해 조개탄과 같은 덩어리 형태를 만드는 ‘성형탄 제조기술’이 중요하다.
특히 포스코의 파이넥스 상용설비는 그동안 용광로의 특성상 사용할 수 없었던 알루미나(Al2O3)나 아연(Zn) 성분이 많이 포함된 철광석도 사용할 수 있다. 4단 유동환원로에 가스를 불어넣어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날리면서 4차례에 걸쳐 환원시키기 때문에 통기성 문제나 아연 성분의 기화로 노벽에 붙는 현상을 제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써 원료의 무제한 사용이라는 세계 철강업계의 숙원을 해결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파이넥스 공법의 경쟁력을 고로 공정과 비교했을 때 용선 1t당 설비 투자비는 연산 300만t규모의 대형 고로를 100으로 했을 때 연산 100만t 규모의 파이넥스는 104로 유사한 수준이다. 그러나 파이넥스의 제조비용은 고로의 85% 수준으로 원가 경쟁력이 매우 우수하다. 가격이 싼 가루 철광석과 석탄을 직접 사용할 뿐만 아니라 소결과 코크스 공정을 생략했기 때문이다.
또한 파이넥스 공정은 매우 환경 친화적인 공정이다. 환경오염 물질인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고로 공정의 각각 6%, 4%, 85%에 불과하다. 파이넥스 공정의 유동 환원로가 탈황 작용을 하고 용융로에서 순산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파이넥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국내 224건 이상, 해외 20여개 국가에서 58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 외부인의 견학 통제, 출입문 검색 등 보안유지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