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넥스 첫 수출 눈앞, “철강기술 주도국으로 전환”

2013-09-22 16:03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22일 포스코와 중경강철집단과의 300만t 규모의 ‘파이넥스(FINEX)’ 일관제철소 건설 합작 협약(MOA) 체결이 본계약으로 실현된다면 한국 철강산업은 커다란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100여년 넘게 선진국들의 기술에 종속돼왔던 철강산업의 기술 표준을 한국이 독자 개발한 파이넥스가 주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D램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시장 세계 1위를 독식한 것과 맞먹는 것으로, ‘IT의 쌀’인 반도체에 이어 ‘산업의 쌀’인 철강에서도 한국이 산업을 주도할 수 있다.

2003년 가동을 시작한 60만t급 데모 플랜트(파이넥스 1공장)와 지난 2007년 준공한 150만t급 상용화 플랜트(파이넥스 2공장)에 이어 포스코는 현재 포항제철소에 비용광로 쇳물제조법으로는 세계 최초인 200만t급 파이넥스 3공장을 연내 완공할 예정이다.

파이넥스 1, 2공장의 성공적인 가동을 목격한 전 세계 철강업체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중인 포스코는 2011년 7월 중경강철집단과 파이넥스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2년 2개월여 만에 MOA 체결로 최종 계약을 위한 발걸음을 한 발 더 내딛었다. 내년말까지 중국 정부의 비준, 한국 정부의 기술수출 승인이 완료된다면 2015년경이면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50대50 지분을 투자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며, 공동경영 형태로 파이넥스 일관 제철소를 운영하게 된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이 계약은 포스코 파이넥스 기술을 해외에 처음으로 수출하는 사례가 됨은 믈론 세계 최대 철강생산국인 중국에 건설·운영하는 첫 번째 일관제철소가 될 전망이다. 이미 포스코는 중국 현지에 일관제철소인 장가항포항불수강을 운영하고 있지만 장가항포항불수강이 스테인리스스틸(STS)만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쇳물을 만드는 파이넥스 공장의 위상과는 큰 차이가 있다.

또한 중국에는 당초 150만t급 파이넥스 2기를 건설하는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MOA에서는 300만t급 1기를 짓는 것으로 결정됐다. 300만t급은 포항 파이넥스 3공장보다 더 큰 세계 최 규모로, 기존 고로와 본격적인 규모의 경쟁을 하게 된다.

중경집단과의 협의 이전까지 파이넥스의 첫 수출 유력 국가는 인도였다. 중경강철집단과의 MOU 체결 한 해전인 2010년, 포스코는 인도 국영철강업체 세일(SAIL)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인도 동북부 자르칸드주 보카로 지역 약 1000만㎡(306만평) 규모 부지에 연산 300만t에 달하는 고로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초 사업 추진 당시 포스코가 합작법인의 최대주주가 돼 파이넥스 고로 건설 및 기술을 제공하고, 세일이 부지와 철광석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왔으나 세일측이 경영권을 요구하면서 난항을 겪어왔지만 세일측이 경영권을 포스코에 양보하면서 지분 문제 등 세부 사항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인도 현지 상황에 따라 협상은 지연되고 있으나 활로가 뚫리면 언제라도 사업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라, 막판까지 파이넥스 최초 수출 국가로 중국과 인도중 어느 국가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포스코는 지분 투자를 통해 동국제강과 세계 최도 광산업체인 발레(Vale)와 진행중인 브라질 현지 고로 건설 사업에서도 향후 2단계 고로 건설사업에 있어 파이넥스 공장 건설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노후화 된 제철소와 내륙지역 광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들도 파이넥스 도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어느 국가이건 간에 포스코의 첫 파이넥스 수출이 결정된다면 타국가로의 추가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