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PYL' 브랜드 리뉴얼 1년… '포기'는 없다
2013-09-22 14:39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현대차 ‘PYL’이 프리미엄 유스 랩에서 프리미엄 유니크 라이프스타일로 브랜드 리뉴얼을 하며 이미지 개선을 꾀한지 1년이 지났지만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벨로스터·i30·i40로 이루어진 PYL은 현대차가 개성을 지닌 2030 세대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에 맞는 자동차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0년 만든 자동차 서비스 브랜드다. 론칭 초기부터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으려 했지만 점점 그들만의 브랜드로 전락하고 있는 분위기다.
22일 현대차에 따르면 PYL 차종에 포함된 벨로스터·i30·i40의 8월 국내 판매는 각각 263대, 820대, 702대였다. 올 한해 누적으로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0%, 35%, 27% 감소한 수치다. 3차종을 모두 합치더라도 1만3545대에 불과, 현대차에서 나오는 승용차종 중 제네시스 쿠페(올해 누적 284대)보다만 잘 팔리는 참담한 결과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9월 브랜드 리뉴얼 이후 중고차값 보장 서비스를 비롯해 유명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 협업, 한류스타와 함께하는 문화공연 등 전방위에 걸쳐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최근에도 새롭게 TV 광고를 선보이고 신사동 가로수길에 PYL 체험공간을 오픈하며 여전히 PYL 마케팅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PYL에 쏟는 노력에 비해서 결과물이 좋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점은 1년 전에 비해 PYL 모델들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는 높아졌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PYL이 지난 1990년대 GM에서 만든 브랜드인 ‘새턴’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새턴은 한 때 GM의 미래이자 희망인 브랜드였다. 90년대 일본의 닛산과 도요타, 독일의 폭스바겐 등 미국으로 수입되는 소형차에 대항하기 위해 새턴 상표로 자동차를 생산했다.
기존의 GM 자동차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소형차 브랜드로서 ‘A Different Kind of Company. A Different Kind of Car’라는 캠페인 슬로건과 함께 시장에 선보여진 이후 잠깐의 성공을 맛 봤지만 끝내 역사속으로 사라진 브랜드다.
현대차의 PYL 브랜드 역시 당초 미니나 골프 등 수입차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PYL 차종 판매는 대체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PYL은 볼륨차종이 아니다. 또한 해치백, 왜건이라는 차량의 특수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같은 해치백 모델인 폭스바겐의 골프나 미니의 경우, 이에 구애받지 않고 상당한 인기와 더불어 판매를 이뤄내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PYL 브랜드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뿐 만 아니라 도요타, BMW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역시 젊은층 소비자에 대한 마케팅을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정 차종에 대한 브랜드보다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서의 PYL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객이 직접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고객 특화 금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향후 젊은 층의 수요가 많은 다양한 기업들과의 제휴 마케팅도 강화할 예정이다.
한 브랜드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브랜드는 기업의 노력에 대한 고객의 반응, 그리고 고객끼리의 구전 커뮤니케이션이 반복되면서 만들어진다”며 “브랜드를 육성하는데 오랜 기간이 걸리겠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되면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더욱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