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0살 연하와 결혼" 젊음을 빼앗는 노장들
2013-09-22 17:54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헤지펀드의 대부인 조지 소로스(83)가 41세 연하 여성인 타미코 볼튼(42)과 결혼한다. 소로스는 이번이 세 번째 결혼이다. 이들의 나이 차는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이미 '돈의 맛' '관상' 등으로 잘 알려진 영화배우 백윤식(66)이 30세 연하 여성과 교제를 한다는 얘기를 접했기 때문이다. 플레이보이 제왕인 휴 헤프너(87)는 60세 연하 모델 크리스털 해리스(27)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몇 년 전만 해도 혼기를 훌쩍 넘긴 연예인들이 띠동갑 차이나는 연하 여성과 결혼해 놀랐었다. 그러나 이제는 띠동갑 차는 평범해 보일 지경이다.
노장의 힘이다. 직장은 물론 자신감도 전멸한 젊은층은 이들에게 패기도 빼앗겼다. 돈을 거머쥔 노인들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제2의 인생을 즐기고 있다. 여행사 리조트 등은 노인을 타깃으로 한 관광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청년 못지않은 자신감과 에너지로 무장한 노년층들은 경제적 여유와 문화·여행에 대한 가치도 누리려고 한다. 미국 시사지인 타임의 캐서린 메이어 편집장이 저술한 어모털리티(Amortality)에서는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같은 방식으로 사는 어모털족이 등장한다.
여기에선 나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젊음'을 위해 많은 돈을 쓴다. 죽음을 준비하기보다는 애써 외면하려는 것이다. 가족은 물론 사랑에 대한 관념도 많이 바뀐다. 사랑과 나이의 상관관계는 점차 감소한다. 또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자기애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이 같은 어모털족은 우리 주변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도 자신을 가꾸는 데 부단히 노력하고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 말이다. '꽃보다할배'에서 대한민국 대표 할아버지들의 여행기에 공감하고, '나혼자산다'에서 김용건의 싱글 라이프스타일에 반하는 점이 이미 물들었다는 방증이다.
법정스님은 음식을 비유해 기름지고 걸쭉하고 느끼한 것을 좋아해선 담백하고 깔끔한 음식을 대하기 어렵고, 이런 문화 속에서 학처럼 곱게 늙기도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과유불급. 공자가 논어에서 얘기했듯이 뭐든지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 자기애도 필요 이상이면 독이다. 주어진 행복을 버리고 욕심을 찾다보면 존경 대신 탐욕이란 이름만 남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