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를 잡아라…금융권 속도경쟁 치열

2013-09-21 08:02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최초’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금융권의 속도 경쟁이 치열하다.

금융상품에 최상급 및 서열, 유일성을 의미하는 용어 사용이 제한되자, 내·외부 활동이나 서비스를 중심으로 마케팅 노선을 갈아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최근 금융상품에 ‘최초’, ‘최고’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일을 자제하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와 생명·손해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금융 유관기관은 지난 7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지도에 따라 금융상품 표시 또는 광고 시 최상급 및 서열, 유일성을 의미하는 용어 사용을 제한하는 ‘개정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 운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최고’, ‘최저’, ‘최우량’, ‘최대’, ‘최소’, ‘제1위’ 등 특정 업계에서 최상급 및 서열을 직접적으로 의미하는 용어는 주장 내용이 객관적으로 실증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 ‘금융계 최초’, ‘당행만’ 등 유일성을 직접적으로 의미하는 용어도 마찬가지다.

섣불리 이 같은 용어를 사용했다가는 모범규준을 어겼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일일이 동종업계 경쟁사의 현황을 확인하기 어렵다 보니 상품에 최초와 같은 수식어를 붙이는 금융사들이 줄고 있다.

하지만 상품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서는 여전히 최초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11일 한국계 금융기관 중 최초로 유럽의 지리적 중심지인 슬로바키아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이튿날인 12일 금융권 최초로 중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부가세 환급서비스를 실시한다고 전했다.

제2금융권인 보험사나 카드사 역시 고객들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속도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생명은 이달 11일 보험업계 최초로 보험설계사로만 구성된 ‘빅 드림 봉사단’을 발족했다고 밝혔다.

동부화재는 같은 달 15일 손보업계 최초로 ‘2013 다우존스 지속가능지수’ 평가에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월드지수에 편입됐다고 전했다.

BC카드의 경우 지난달 21일 국내 카드사 중 최초로 각종 재난에 대비한 민·관·군 통합 모의훈련인 ‘을지훈련’에 참여한 사실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