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고>그들에게 묘수를 묻고 싶다

2013-09-11 16:03
[IMG:LEFT:CMS:HNSX.20130911.005069241.02.JPG:]<br/>의정부보훈지청장 정순태

북한여성들은 8년, 남성들은 10년을 군에서 복무한다.

우리 여성들은 군복무 의무가 없다.

남성들의 군복무기간은 약 2년도 채 안 된다. 그것도 자꾸 단축시키려는 분위기다.

병력 수는 북한이 우리보다 두 배나 많다고 한다.

이 정도로도 객관적인 전력상 북한이 훨씬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현대화된 무기로 질적 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에 결국 군사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아무리 신무기가 많다고 하더라도 현 의무복무기간으로는 숙달될 즈음이면 전역을 하게 되니 안심할 만큼 이해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신세대 장병들의 개인적, 이기적 생활 방식 등이 빚어낸 군 현실의 문제점들을 듣노라면 120여만 명이나 되는 북한군과 어떻게 전력의 균형을 이룰 것인지 걱정이다.

더욱 걱정인 것은 전시전작권이 이양되는 2015년 이후이다.

그나마 지금은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이 있어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침공을 받게 되면 미 본토에 있는 증원군과 세계최고의 전력을 자랑하는 미 항공모함 등의 전투 병력과 장비들이 전투에 즉각 투입된다고 하니 - 투입되는 병력의 전투력은 수 시간 내로 북한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엄청난 전력이라 한다.

양적으로 우세한 북한이 감히 침범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지만, 이미 결정된 것처럼 2015년에 전시전작권이 우리 군으로 이양되고 일부가 주장 하는 대로 만일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를 하게 된다면... 단순하게 생각하더라도 북한과의 전력균형을 맞추려면 당연히 국방비를 늘려야 할 거고 지금까지 미군들이 담당했던 부분을 우리병력으로 대체하려면 아마도 군 병력을 늘리거나 복무연한을 늘려야하고 어쩌면 여성도 군복무를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더 큰 걱정은 지금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보육, 무상교육 등 다양한 형태의 복지.. 지금도 예산이 부족해서 계속 시행이 어렵다고 하는데 게다가 국방예산까지 늘어나게 된다면 우리국민들이 내야할 세금은 지금보다도 훨씬 많아질 것이다.

그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는 미군 전력이 남아 있어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외국 자본들이 마음 놓고 우리나라에 투자를 하고 있어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만 만일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면 투자된 외국자본들은 앞 다퉈 빠져나갈 것이고 국내기업들조차 불안한 곳보다는 안전한 곳에 투자하려 할 것이다.

상상하기 싫지만 만일 그런 상황이 발생된다면 그 때 우리는 어찌될까? 단순하고 사소한 일이 절대 아니다.

깊이 생각해볼 문제다.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왜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도 걱정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당연히 정치 지도자나 언론에서는 위와 같은 향후 예상되는 국가차원의 문제 등에 대해 국민들에게 상세히 알려주어야 하는 것 아닐까?

우매한 시민들이야 잘 몰라서 그런다 치더라도 평소 목소리 높이는 학자들이나 시민단체, 오피니언 리더들은 이런 문제에 대한 걱정과 대책마련을 적극 주문해야 하는 것 아닐까?

누구하나 걱정 없는 이 사회가 심히 걱정스럽다. 전시전작권 환수, 주한미군철수를 주장하는 이들에게 그 이후 대책에 대한 어떤 묘수가 있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