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채용 양극화…신입 뽑는 대형사, 경력 충원 중소형사

2013-09-09 16:46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증권업계가 증시 침체 및 거래대금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래의 성장 동력인 신입사원 모집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다만 실적이 악화된 일부 증권사들은 신입사원 채용을 미루거나 당장 필요한 경력사원을 보충하는데 그쳐 증권업계 채용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달 말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실시한다. 삼성그룹 차원의 신입사원 공개 모집이다. 모집분야는 영업과 마케팅, 경영지원, 리서치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있다.

삼성증권은 이번에 두 자리 수의 신입사원을 모집할 예정이지만 모집 규모가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삼성증권이 최근 기존 직원의 계열사 전환배치로 구조조정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회사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2013회계연도 1분기(4~6월) 삼성증권의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420억원보다 60% 가량 줄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두 자리 수의 신입사원을 모집할 예정"이라며 "신입사원 채용은 미래를 이끌어갈 주인공을 뽑는 것으로 과거에 어려웠을 때도 신규 채용은 계속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순익과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 증권업계 1위를 차지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100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채용 규모다. 모집 분야는 지점영업과 본사영업, 리서치, IT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김남구 부회장과 유상호 사장 등 경영진이 인재 발굴을 위해 신입사원 서류 접수 기간 중 서울 지역의 여러 대학을 직접 돌아다니며 채용설명회를 개최한다. 대학생들과 만나 회사 생활에 대한 조언을 해주거나 궁금한 사항에 대해 답을 해주는 방식이다.

동부증권도 하반기 대졸신입사원을 두 자리 수로 모집한다. 키움증권은 키움금융센터에서 주문이나 계좌업무, HTS 안내 등의 업무를 맡을 신입·경력 직원을 모집 중이다.

신입사원 채용 계절이 시작됐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신입사원 모집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 계열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한화투자증권은 한화그룹의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등 그룹 내 다른 금융계열사들이 신입사원 모집에 나선 것과 비교된다. SK증권도 SK그룹 계열사들의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동참하지 못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증권사 매물이 넘치는 상황에서 신입사원 채용은 고사하고 기존 직원들을 내보내지만 않으면 다행인 상황"이라며 "대기업 계열 증권사들은 사정이 비교적 나은 편이지만 실적이 계속 나빠지는 상황에서 신규 인력 확보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