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논의 급물살 타나? 시동 거는 중국...시큰둥한 한·미

2013-09-08 18:03

아주경제 오세중 기자=중국이 남북 대화 국면을 맞아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대니얼 러셀 미국 동아태 차관보의 방한에 이어 9일에는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렌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한국을 찾는다.

연이은 미국 관계자들의 방한으로 6자회담과 관련한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6자회담 재개를 주도하고 있는 중국은 관련국에 조속한 대화를 재개를 촉구하며 이달 18일 6자회담 당사국의 외교관과 학자들이 참여하는 1.5트랙(반관반민) 회의를 개최하자고 이미 제안한 상태다.

여기에 러시아까지 가세해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비핵화 협상 재개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이 같은 회담 재개를 위한 움직임에 아직 회의적인 입장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한 태도 변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6자회담 재개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6일 김규현 외교부 1차관과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를 연이어 면담한 러셀 차관보는 6자 회담의 전망에 대한 질문에 "그 질문에 답하는 올바른 방법은 회담 재개 전망보다 회담 목적이 무엇이냐는 것"이라면서 "2005년 (9·19) 공동성명을 보면 6자회담 목적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라고 강조하며 비핵화가 우선이라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러셀 차관보는 아울러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북한이 오직 유엔 안보리 결의와 국제의무를 준수해야 안보(security)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북한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고 이것이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6자회담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우리 정부 관계자도 "중국의 노력을 인정하지만 우리 정부의 입장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2.29합의+알파 등의 진정성 있는 행동을 먼저 보여야 6자회담도 재개될 수 있다는 인식을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여전히 핵보유국 지위를 선전하고 있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어 한미 양국은 북한의 태도 자체가 변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한이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이상 6자회담 재개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9일 데이비스 대표가 10일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집중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데이비스 대표는 11일 중국으로 건너가 한미 간 협의를 바탕으로 중국과의 추가 조율에 들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