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오는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일본의 도쿄가 선정됐다. 도쿄는 지난 1964년 제 18회 대회 이후 56년만에 다시 하계 올림픽을 개최하게 됐다. 일본이 장기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기 위해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선 가운데 올림픽까지 선정되면서 경제 시너지 효과는 클 것으로 전망됐다. 앞으로 7년간 국내총생산(GDP)의 0.7~0.8% 가치가 창출되거나 최대 150조엔의 경제 파급효과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 도쿄, 이스탄불 제치고 하계올림픽 선정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제 125차 총회를 열고 2020년 제 32회 하계 올림픽 개최도시 선정을 위한 투표를 실시해 일본 도쿄를 개최지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올림픽 개최 최종 후보 도시는 도쿄 외에 마드리드(스페인) 이스탄불(터키)가 경쟁했다. 이날 1차 투표에서 도쿄가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을 얻지 못해 2차 결선 투표를 벌였다. 2차 투표에서 도쿄는 60표를 얻어 이스탄불(36표)를 제치고 올리픽 개최국으로 선정됐다.

일본은 1964년 도쿄 하계 올림픽, 1972년 삿포로 동계 올림픽,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리픽에 이어 네번째 올림픽을 개최하게 됐다. 하계 올림픽으로는 영국 런던(3회)에 이어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탠젤레스 그리스 아테네와 함께 2회 이상 개최한 도시가 됐다. 도쿄는 지난 2016년 하계 올림픽을 유치했으나 2차 투표에서 탈락됐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도쿄가 올림픽 도시로 선정됐으나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의식한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7일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방사능 상황이 강한 통제 하에 있다”며 “도쿄에 절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설득했다.

아베 총리는 8일 도쿄가 올림픽 개최국으로 선정되자 2020년 도쿄 올림픽을 15년간 지속된 디플레이션을 탈출시킬 기폭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일본 대지진을 딛고 부흥을 이뤄낸 일본의 모습을 전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간사장도 "(올림픽 결정이) 경제적 큰 효과를 주고 정신적으로도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제적 효과 기대… 15만개 일자리 창출

실제로 이번 올림픽 개최는 도쿄에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안겨줄 전망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의 15년간 이어온 장기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기 위해 자금을 풀고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올해들어 엔화가치는 달러대비 16%나 하락했고 수출기업과 주식시장은 활기를 되찾았다. 기업 재정이 강화되면서 임금도 높아지고 결국 닫혔던 소비자 지갑도 열린 것이란 계산에서다. 여기에 이번 올림픽의 건설 호황까지 더해지면 일본 경기는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이 개최되면 국내총생산(GDP)의 0.3% 가량이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일부 전문가들이 이는 정부가 상당히 낮게 추정한 계산이라고 전했다. 모건스탠리의 로버트 필드만 일본경제조사국 국장은 "일본의 올림픽 효과는 영국 처럼 7년간 GDP의 0.7~0.8% 가량 늘어나거나 3~4 조엔 가량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 올림픽 유치 위원회는 올림픽 경제적 효과는 약 2조 9600억엔이며 1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 올림픽 유치로 2020년까지 7년간 경기장 건설 등으로 인한 경제 파급 효과가 3조엔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 다이와 증권은 향후 7년간 관광산업규모가 두 배로 커지면서 가계에 미치는 효과만 약 95조엔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일본 정부의 국토강인화 계획이 진행되면 55조엔의 효과가 더해져 총 150조엔의 경제 파급효과과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는 대지진 피해 대책을 보강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200조엔엔을 기반시설 정비와 방재대책 보강에 투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