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세중 기자=오는 25일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리는 금강산에서 우리 측 상봉단이 묶을 숙소 문제를 놓고 남북이 갈등을 빚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해 외금강·금강산 호텔을 사용하겠다고 요청했는데 북한이 사용불가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5일 “지난 3일 우리 측은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외금강 호텔과 금강산 호텔 사용을 요청했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북측에서 금강산 관광이 예약돼 있어 이용할 수 없다"는 답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북한이 우리 측 상봉단의 금강산 숙소 요청에 대해 지난 4일 통지문을 통해 "해금강 호텔과 현대아산 생활관을 상봉행사 관련 인원의 숙소로 사용할 것"을 전달해왔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날 다시 통지문을 보내 "해금강 호텔은 2008년 후 점검 보수가 안돼 안전성에 우려가 있고 현대생활관은 규모가 작아 우리측 이산가족 모두를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애초 정부가 제시한 외금강호텔과 금강산 호텔을 다시 고려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정부는 2009년과 2010년 상봉행사를 개최했던 장소인 외금강 호텔과 금강산 호텔을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촉구한 것이다.

북측이 제시한 선상 호텔이라고 할 수 있는 해금강 호텔의 경우 2007년 10월 16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이후 사용되지도 않았고 시설점검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또한 현대생활관의 경우는 수용인원이 100명 정도로 이제까지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사용된 적도 없고 현대아산 관계자만 사용한 곳으로 장소자체가 협소해 상봉단 숙소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북한이 관광객 예약을 이유로 이처럼 갑자기 숙소에 대한 우리 측의 제의를 거부한 것이 우리 정부가 금강산 실무접촉을 10월 2일로 늦춘 것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따라서 숙소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 20일 앞으로 다가온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당국자는 "(금강산 실무접촉과의 연관성에 대해)그렇게 해석하고 분석할 수는 있겠지만 북측이 말한 것은 관광객 때문이라고 말했다"면서 "정부가 북측의 입장을 예단해서 설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정부는 상봉행사가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