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시작… “제2의 육아로 괴로운 노모”
2013-08-28 19:00
맞벌이를 하는 며느리나 딸을 대신해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할머니들도 많다. 할머니들끼리 교육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손주의 학습에 대해 상담사로 나선다.
자식들을 결혼 시키고 황혼의 문턱에서 편안한 노후를 맞이하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들의 꿈이다. 하지만 자식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으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손주를 떠안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100세 시대 대비 여성노인의 가족 돌봄과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에는 부모가 손주를 돌보는 이유로 자녀의 직장생활에 도움을 주려고(78.3%), 자녀의 양육비 부담을 줄여주려고(35%) 등을 꼽았다. 손주들을 돌봐주는 양육 시간은 하루 평균 8.86시간이었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미취학 자녀 양육을 조부모에게 의존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어린이집이나 베이비시터의 손을 빌릴 수도 있겠지만 높은 비용과 믿고 맡길 수 있는지도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육아를 담당하는 노인들은 하루 3~4시간 이상 아이를 안고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손목·어깨· 허리 등 관절이 있는 곳은 모두 손상이 가기 마련이다.
의료계에서는 관절과 척추에 퇴행이 시작되는 나이에 육아활동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 우는 아이 달래다 근골격계 질환
할머니들이 가장 자주 호소하는 근골격계 통증은 손목통증이다. 평소 세탁기를 이용해 세탁해도 되는 옷가지도, 신생아 옷은 손빨래를 해야 위생관리가 제대로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주 아이를 안아서 달래줘야 하기 때문에 손목사용 빈도도 증가한다.
어깨 통증 또한 아이를 자주 안아주거나 가사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쉽게 발생한다. 자주 어깨가 결리며, 간혹 어깨가 찌릿하고 소리가 나기도 한다. 옆으로 누우면 어깨 통증을 호소하게 되며, 팔이 자주 저리기도 한다.
어깨통증의 대표 질환이 회전근개건염인데, 어깨의 대표적 힘줄이라 할 수 있는 회전근개에 염증이 생겨 질환이 발생한다. 무리하게 어깨를 사용할 경우 발병하며, 심할 경우 주변의 관절막과 인대까지 염증이 진행되기도 한다.
아이가 운다고 서둘러 들쳐 안다가 허리가 삐긋 하기도 한다. 갑작스럽게 아이를 안을 경우 척추에 무리가 따른다.
최인재 노원척의원 척추외과 의학박사는 “척추에 무리가 가는 행동들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질환이 더욱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아이 돌보기전, 스트레칭, 손상 방지에 효과적
아이를 돌보기 전에는 항상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를 통해 적당히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손상 방지에 도움이 된다. 가정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쎄라밴드(탄력 고무밴드)를 활용한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바벨을 활용해 팔목운동을 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손목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손목을 손등으로 꺾는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
팔을 뻗은 상태에서 손등을 위로하여 손목을 아래로 꺾고 손바닥쪽 팔 근육과 팔꿈치 안쪽이 당겨지는 것이 느껴지면, 10~20초간 정지하며 2~3회 반복 실시해준다. 반대로 손목을 손바닥으로 꺾는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것도 좋다.
어깨손상은 모서리나 문틈을 이용해 어깨의 뭉침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벽의 모서리나 문틈에 기대 몸을 전체적으로 앞으로 기울이는 동작을 반복하면 된다.
이와 함께 팔꿈치 당기기나 깍지 끼고 등 뒤로 손을 뻗는 스트레칭도 어깨를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허리를 삐끗했을 경우, 초기에는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안정화 된 후 무릎을 구부리고 누운 자세에서 엉덩이를 들고 10초 정도 유지한다. 이런 동작을 10회 정도 반복하면 허리 통증을 줄이고, 근력을 강화 할 수 있다.
하지만 손상된 관절이 자주 붓거나 통증이 계속 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주영 서울특별시 북부병원 재활의학과 과장은 “갑작스럽게 아이를 안아야 하거나, 평소와 달리 특정 관절을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 할 수 있다” 면서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손상부위가 붓는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운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