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 동반상승 기대감 꿈틀…‘상호 기대 충족할까?’

2013-08-19 15:21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의 수주액이 증가하면서 관련업종인 철강업계와 동반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꿈틀대고 있다.

최근 조선업계에서 수주액 증가와 선가 상승 기류 등으로 조선업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제기되면서 덩달아 철강업계도 제품 값 인상 등으로 시장이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9일 조선해운 시장분석 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의 선박 수주량은 748만CGT(216척)으로 전년 같은 기간 498만CGT에 비해 50%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량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올해 1~7월까지 선박발주량은 2105만CGT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 증가해 글로벌 조선업계 시장에 청신호를 나타냈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말까지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던 신조선 선가도 내림새를 멈추고 8개월 가까이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가격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조선업계에 이처럼 긍정적 신호가 잇따라 감지됨에 따라 관련업계인 철강업계에서도 업황 회복에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오랜 공급과잉으로 인해 번번이 가격인상에 실패했던 철강업계가 조선업계 반등 분위기를 타고 가격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지난달 30일 H형강 할인폭을 톤 당 2만원 줄이면서 사실상 가격을 인상한데 이어 지난 6일 철근 가격을 톤 당 2만원 인상했다.

현대제철은 또 다음달부터 열연코일 판매가격을 톤당 3~4만원 인상키로 했고, 동부제철도 열연가격을 톤당 2만원 인상할 예정이다.

포스코 역시 다음 달부터 열연 코일과 후판 등 본격적인 제품 가격인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국제가격이 어느 정도 바닥세를 보이고 있는 등 가격인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조선업 부문에서 소폭 가격인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철강업계 후판 판매량도 최근 생산량이 증가하며 이 같은 추세에 힘을 싣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 144만톤의 후판을 생산하며 지난해 3분기 세 분기만에 상승세를 나타냈고, 동국제강 역시 2분기에 전분기 보다 늘어난 50만톤의 후판을 생산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선 철강업계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최근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주량 증가를 보이고 있지만, 선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철강이 투입되는 플랜트나, 시추설비 부문의 수주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철강업계 가격 인상 역시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그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 공급과잉 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가격인상을 시도할 경우, 업계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또 원자재로 쓰이는 철강제품의 가격 인상은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부담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