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리펑 vs '개혁' 주룽지…잇단 '출판정치'
2013-08-12 15:00
주룽지 전 총리(왼쪽)과 리펑 전 총리. |
홍콩 펑황주간 12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경제차르’ 주룽지 전 총리가 상하이(上海) 시장과 당 서기 등으로 재직할 당시의 개혁 경험을 담은 ‘주룽지상하이발언실록(朱鎔基上海講話實錄)'을 출간했다.
이 책은 주 전 총리가 상하이에서 공직 생활을 하던 1988년부터 4년간의 경험을 담은 것으로 106편의 발언록과 개인 서신, 83장의 기록 사진 등이 수록됐다. 이 책에 실린 다수 자료는 대부분 처음 공개되는 것들이다. 이를 위해 관영 인민출판사는 12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 책 출판 행사를 개최했다.
주 전 총리는 지난 2009년 중국 총리의 기자회견 내용 등을 정리한 책인 `주룽지 기자에 답하다(朱鎔基答記者問)’를 출판한 데 이어 2011년 9월엔 총리 시절(1998~2003년)했던 발언·연설·서한 등을 담은 4권짜리 발언록 ‘주룽지 발언실록(朱鎔基講話實錄)'을 출간했다. 주룽지 전 총리는 과거 총리 재임 기간 국영기업 구조조정, 은행 부실채권 정리 방면에서 불도저식으로 개혁을 추진해 중국 국민의 신망을 얻었다.
대만 언론은 주 전 총리가 중국에서 개혁 성향 정치인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데 주목하며 그가 올해 가을로 예정된 제18기 3중전회(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를 앞두고 새 책을 내놓은 것이 시진핑(習近平)-리커창(李克强) 지도부에 강력한 개혁을 주문하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이에 앞서 5일에는 리펑 전 총리의 1981년부터 2010년까지 20년간 산업 경제에 대한 보고서·강연·서한 등 원고 178편을 수록한 ‘리펑 산업경제를 논하다’는 서적을 중앙문헌출판사, 중국전력출판사가 공동으로 출판했다. 이 책에는 리펑 총리의 중국 경제 주요산업 발전에 대한 주요 정책결정 및 실행 과정을 담아 향후 중국 전략적 산업 발전 및 경제구조조정 추진방향을 제시하는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중국 관영 신화왕(新華網)이 보도했다.
리펑(李鵬) 전 총리는 2003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자리를 끝으로 정치권에서 물러난 뒤 지금까지 9권의 책을 펴냈다. 리펑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시위 진압의 중심인물이기도 한 강경보수파의 대부 격이다.
중국에선 지난 4월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연설문집을 펴내고 한 달 뒤 전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였던 우관정(吳官正)이 수필집 '한래필담(閑來筆潭)'을 출판하는 등 전직 지도부의 저서 출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원로들의 저저 출간이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냄으로써 현실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정치적 행동으로 이해하는 이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