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우윳값 인상 카드를 내밀던 유업계에 대한 사정당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을 분위기다. 정부의 입김 등 압박 속에서 가격인상폭은 일단 보류됐지만 유업계의 폭리 논란이 일면서 따가운 여론의 시선은 시장감시당국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점유율이 높은 매일유업과 서울우유 등 유업계를 비롯해 유통채널인 대형마트에 대한 시장 감시를 높이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가 소비자물가 인상을 막기 위해 다양한 압박 정책을 펼쳐왔으나 1·2위를 다투는 매일유업·서울우유가 우윳값 올리기에 나서면서 ‘고삐 풀린 망아지’ 등 여론의 지탄을 받기 이르렀다.

특히 소비자단체들은 우윳값 250원을 동시에 인상하려던 서울우유와 매일유업에 대해 담합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일부 소비자단체들은 유업계 가격 담합 가능성 등을 들어 공정위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정위가 신고와는 별도로 본위원회에서 즉각적인 액션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단 우유 제조사와 유통업체의 폭리 논란을 검토하는 등 불공정부분이 발견되면 즉각적인 조사 투입도 불가피하다는 태도다.

기획재정부도 서민물가에 민감한 우윳값 인상을 막기 위해 대형마트 실무자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등 가격 인상을 자제시켰지만 시장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은 유업계 처사에 불쾌한 눈치다.

더욱이 우윳값 인상은 잠정 보류됐을 뿐 조만간 인상폭 조정 등 최종 가격 인상안에 또 한 번 들썩일 수 있어 모든 제재 수단을 강구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예를 들면 신라면블랙의 가격인상 사건과 같은 공정위 대응전략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당시 공정위는 농심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을 문제 삼으려했지만 전략을 수정, 부당 표시·광고 혐의를 적용한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서민물가에 민감한 우윳값 인상 등 단순히 올리는 가격 결정에 대해 공정위가 강제할 수 있는 건 아니나 그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가 있다면 엄단해야하는 게 시장감시기관의 몫"이라며 "유업계 및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모니터링은 상시적으로 하고 있지만 필요 시 감시 수위를 높이는 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