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TV ‘미친' 전셋값, 남아도는 월세…현상과 원인
2013-08-08 16:58
AJU TV ‘미친' 전셋값, 남아도는 월세…현상과 원인
아나운서 : 일명 '미친 전셋값'이라고 하죠. 요즘 전셋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언론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전세난 이야기를 흔히 듣게 되는데요. 전셋집은 모자라 값이 치솟는 반면 월세는 남아돌아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네요. 주택 전월세시장의 상황과 그 원인을 글로쓰고 발로뛰는 글로발 기자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아나운서 : 요즘 전셋값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이 참 많은 걸로 아는데요. 전셋값이 대체 어느 정도 오른 건가요?
기자 : 일단 단기적으로 보자면 서울·수도권의 주택 전셋값은 최근 한달새 0.46% 올라 올해 들어 상승폭이 가장 컸습니다. 특히 경기도 과천이나 용인의 경우 올해 들어 4.94%, 3.20%나 올랐습니다.
기자 : 네. 과거에는 봄가을 이사철과 방학을 이용한 학군수요 등 특정 시기에만 전셋값이 급등했지만 요즘엔 성수기 비수기를 따지기 어렵습니다. 전셋값이 집값에 육박하는 곳도 있지만 집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이들조차 집을 사려고 하지 않고 집주인들은 전세보단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전셋집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집을 사지 않는 이유는 매매시장 약세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없어서이고, 월세 선호 현상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나운서 : 작은 집의 전셋값보다 큰 집의 전셋값이 더 저렴한 경우도 있다면서요?
기자 : 특히 최근 전세시장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주택의 전셋값이 전용 85㎡ 초과 중대형 주택의 전셋값보다 비싸거나 전셋값이 매매가를 웃도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도권 외곽의 신규 입주 단지의 경우 면적과 관계없이 집주인의 융자 규모에 따라 전셋값이 결정되면서, 융자 없는 중소형 아파트의 전셋값이 융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중대형의 전셋값보다 비싼 경우가 있는 거죠.
기자: 또 일부 단지의 경우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비싼 곳도 있습니다. 물론 1~2층 등 저층의 매매가와 고층 및 로열층의 전셋값 비교인데요. 어차피 집을 사봐야 값이 더 떨어질테니 돈을 더 주더라도 원금을 보전할 수 있는 전세를 살겠다는 심리로 풀이됩니다.
아나운서 : 저금리기조가 계속 유지되다 보니 전세는 부족한 상황에서도 집주인들은 또 월세를 선호하잖아요. 월세시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 전세시장과는 반대로 공급이 넘쳐 월세가격은 최근 4개월째 하락세입니다. 월세 전환율 역시 10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는데요.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2월 10.04%였던 서울 아파트 월세전환율은 지난달 기준 6.68%로 집계됐습니다.
아나운서 : 월세전환율,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 월세전환율이란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전셋값을 기준으로 적용하는 연간이자율입니다. 예를 들어 1억5000만원짜리 전셋집을 보증금 5000만원의 월세로 전환할 때 2002년 12월에는 연간 1004만원의 월세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면 현재는 연간 668만원밖에 받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아나운서 : 이렇게 전월세 시장의 수급불균형이 심각한데,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하고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 지난 이명박 정부 때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원룸형 오피스텔 등 월세가 주를 이루는 1~2인 가구 임대주택들이 많이 공급된 것도 한 원인입니다. 이에 따라 이번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행복주택의 경우 1~2인 가구 위주보다는 2~3인 이상 가구 중심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또 전세물량을 늘리고 월세전환을 억제하는 정책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당분간 전세대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금리, 집값 하향세와 더불어 장기모기지론의 발달 등으로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주택 임대제도의 월세화 현상으로 가는 과정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아나운서 : 저금리기조가 유지 되면서,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추세에 이런 전월세 불균형이 커졌다는 것인데요. 부동산 매매 시장도 침체된 현재,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정부의 정책이라는 것이겠죠? 급한 불을 끄는 식의 단기적인 해법이 아닌 장기적인 해법이 나오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