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 해법있다> 전월세 양극화 심화.."전셋집 어디 없나요? 월세는 부담되는데…"
2013-08-07 17:52
전세품귀 현상에 '전세월세전환율' 6.68%로 사상 최저 <br/>성급한 중소형 공급정책이 전세난 '화(禍)' 불렀나
전문가들은 "전세의 월세전환시기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당분간 임대차시장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중소형 중심으로 저가의 주택을 대거 공급했던 지난 5년간의 주택정책에 따른 여파가 나타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전셋값 급등 VS 월셋값 하락..세입자도 집주인도 운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전환율은 6.68%로 2002년 12월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다. 최고점인 2002년 12월(10.04%)보다 3.36%포인트 하락했다.
월세전환율이란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전셋값을 기준으로 적용하는 연간이자율이다. 예를 들어 1억5000만원짜리 전셋집을 보증금 5000만원의 월세로 전환할 때 2002년 12월에는 연간 1004만원의 월세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면 현재는 연간 668만원밖에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실제 월세가격도 하락세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수도권 주택 월세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0.9% 내렸다. 특히 서울의 경우 1.2% 하락해 낙폭이 컸다.
반면 전셋값은 급등하고 있다. KB부동산 알리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수도권 주택 전셋값은 전월 대비 0.46% 올라 올 들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특히 과천·용인의 전셋값은 올해 4.94%, 3.20% 올랐다.
특히 최근 전세시장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주택의 전셋값이 중대형 주택보다 비싸거나, 매매가를 웃도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전세로 몰리는 수요자..매매기피현상이 가장 큰 원인
전·월세 시장의 양극화 및 전세대란 현상은 물량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없어 세입자들은 매매를 기피하는데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은 월세를 선호하고 있다. 전·월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졌다는 얘기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최근의 전세난은 아파트 매매 시장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집주인들이 시세차익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전셋값을 올리고,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해 시중에 전세 매물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저금리 기조 및 집값 하향세와 더불어 장기모기지론이 발달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집주인들이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것도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의 한 원인"이라며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가 주를 이루는 주택임대제도의 월세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주로 월세 임대가 주류인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의 공급과잉도 월세하락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이명박정부가 1~2인 가구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2009년부터 공급에 나선 도시형생활주택은 2010년 2만여가구에서 지난해 12만가구를 넘어섰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1~2인 가구 중심의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원룸형 오피스텔은 이미 포화상태"라며 "박근혜정부의 행복주택 공급정책을 1~2인 가구가 아닌 2~3인 이상 가구 중심으로 공급해야 전세난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