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조정상화 강온파 절충…여야 잠정 합의안 추인

2013-08-06 17:42
“‘원-판’부터 출석·‘김-세’ 증인채택 요구”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민주당은 6일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증인채택 문제와 관련한 여야 원내지도부의 잠정 합의안을 추인했다.

국정원 댓글의혹 국정조사 협상 전략을 두고 당내 강온파 간 내홍을 겪어온 민주당이 이날 오전 서울시의회에서 가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합의안의 핵심은 일단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증인 채택 및 증언 보장, 기간 연장을 얻어내는 선에서 국조를 정상화하되,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의 추가 증인 채택을 계속 요구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 내 강경파들은 "김무성-권영세 없는 국조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당 지도부는 전날 열린 4시간여 동안의 마라톤 의원총회와 이날 새벽 소집한 지도부-특위 연석회의의 논의를 거쳐 이처럼 가닥을 잡았다.

민주당이 국조 판을 깼다는 빌미를 주지 않으면서도 '김무성-권영세' 증인 채택 요구를 내세워 장외투쟁의 동력을 살려가야 한다는 점을 관철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해석된다.

특히 '원세훈-김용판'의 국회 출석이 무위로 돌아가거나 '김무성-권영세' 증인 채택이 끝내 불발될 경우 더 이상 국조는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따라 당 차원의 전면적 장외투쟁 등 당 지도부가 '최후의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단의 시기는 '원세훈-김용판'의 청문회 출석 여부가 윤곽이 드러날 청문회 13∼14일께가 될 전망이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여야 간에 합의문이 작성되면 (합의문에) 민주당의 의지를 표명할 것"이라면서 "'원세훈·김용판'이 안 나오면 우리는 더 이상 국조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더십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김한길 대표도 강온파 간 정면충돌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 상임고문단 회의 등을 잇따라 개최하며 당내 여론을 최대한 수렴하는 모양새를 갖추는 데도 공을 들였다.

연석회의에서는 "국조를 통한 진상규명을 위해 끝까지 인내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투쟁 의지를 강조하며 강경파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일부 특위 위원 등 강경파의 반발이 완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국정원 국조특위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이날 새벽 '김무성-권영세'의 즉각적 증인 채택 불발 등에 대한 항의 표시로 당 지도부에 간사직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단 이를 반려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