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설경구·문소리·다니엘 헤니가 밝힌 찰떡 호흡의 비밀은?
2013-08-05 16:54
'스파이' 스틸컷/사진 제공=JK필름 |
5일 오전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스파이’(감독 이승준·제작 JK필름) 제작발표회에서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 헤니는 어느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영화를 촬영했다고 입을 모았다.
세 사람을 비롯해 고창석, 라미란, 한예리의 연기 호흡이 빛을 발했기 때문일까. 이날 행사는 여느 제작발표회보다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다니엘 헤니는 영화 속 한 장면을 재연해 달라는 MC 박경림의 요청에 흔쾌히 응하며 밝은 분위기를 주도했고, 문소리도 훈훈했던 촬영 현장 분위기를 사실감 넘치게 묘사했다. 설경구 역시 특유의 카리스마는 잠시 내려놓은 채 연신 밝은 모습을 보이며 제작발표회 분위기를 주도했다.
각자의 색깔이 강한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 헤니가 ‘찰떡 호흡’을 자랑할 수 있었던 데에는 태국에서 진행된 로케이션 촬영 덕이 컸다. 태국에서 보낸 지난해 여름, 이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설경구는 술자리 뒷이야기를 꺼냈다. 함께했던 배우들과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자 술자리를 마련했고, 그 자리에서 다니엘 헤니의 제안으로 이뤄진 문소리와의 수영대결에서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단다.
설경구는 “태국 촬영을 마치고 다같이 술을 한잔 했다. 나는 일찍 들어가서 잤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니엘 헤니 씨가 문소리 씨에게 수영을 하자고 했다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먼저 수영 시합을 제안한 다니엘 헤니가 어설픈 수영 실력으로 문소리에게 지고 말았다고 전하며 “고창석 씨 말에 따르면 다니엘 헤니 씨가 개헤엄을 했다더라. 문소리 씨를 이기려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웃겼다더라”고 설명했다.
다니엘 헤니와 얽힌 웃지 못할 사연은 또 있었다. 술자리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바닥난 술을 구해 오겠다고 나선 다니엘 헤니의 패기에 배우들은 모두 자지러지고 말았다. 술에 취한 다니엘 헤니가 고창석의 이름을 걸고 술을 사 왔기 때문.
문소리는 ”다니엘 헤니가 술을 구해왔을때 ‘아, 저 얼굴로는 안 되는 게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고창석씨를 대고 술을 사 온 거였다. 태국에서 돈을 엄청 아껴썼던 고창석씨가 마지막 날 돈을 엄청 썼다“고 회상하며 웃었다.
‘스파이’ 팀의 ‘찰떡 호흡’이 비단 배우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지난 4월 제작사와 갈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하차한 이명세 감독을 대신해 메가폰을 잡은 이승준 감독 역시 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표현했다.
조감독 시절 ‘해운대’를 통해 만났던 설경구에게서는 카리스마를, 문소리에게서는 깨알 같은 개그 내공을, 다니엘 헤니에게서는 뜨거운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하는 이 감독은 ”조감독 출신이라 배우와 스태프들의 도움을 받아 가며 공부하는 기분으로 연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