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루이스 ‘버디-버디’ 피니시로 한국勢 잠재웠다
2013-08-05 11:09
브리티시女오픈 2타차 우승…최나연·박희영 2위…박인비 메이저 4연속우승 무산
박희영(오른쪽)이 대회를 마친 후 3,4라운드에서 함께 플레이한 스테이시 루이스와 서로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여자골프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의 주인공은 한국선수가 아니었다. 세계랭킹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마지막 두 홀에서 완벽샷을 날리며 우승상금 4억5000만원을 받았다. 그의 뒷심앞에 박인비(KB금융그룹)의 대기록 달성도, 최나연(SK텔레콤)의 메이저대회 2승도 날아갔다. 올해 여자골프 메이저대회는 다음달 열리는 에비앙챔피언십만 남았다.
5일새벽(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파72)에서 끝난 대회에서 루이스는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최나연과 박희영(하나금융그룹)을 2타차로 제치고 시즌 3승째를 올렸다. 메이저대회 우승은 2011년 나비스코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다.
박인비는 챔피언에게 14타 뒤진 합계 6오버파 294타로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고보경(16·리디아 고) 등과 함께 공동 42위를 기록했다.
◆박인비, 부담감에 퍼트도 안됐다= 박인비는 대회 첫날 69타로 20위권이었다. 그러나 갈수록 그의 주무기나 다름없는 퍼트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메이저대회 4연속 우승에 대한 부담감 탓인듯했다. 첫날 30개였던 퍼트수는 둘째날 37개, 셋째날 36개, 마지막날은 40개로 치솟았다. 그린이 넓다고는 하지만 라운드당 36개의 퍼트는 그에게 처음 있는 일이다. 박인비는 “느려진 그린 스피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대회를 앞두고 일시 귀국해 국내에서 분주한 일정을 보낸 것도 제기량을 발휘할 수 없게 한 요인으로 보인다. 그는 “대기록을 앞두고 감수해야 하는 엄청난 부담감을 느꼈다. 그 과정을 거쳤으니 앞으로는 어떤 중압감이 오더라도 견딜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우승은 못했으나 한층 성숙해졌다는 얘기다. 그는 에비앙챔피언십의 ‘디펜딩 챔피언’이다.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기회는 남아있다.
◆최나연, 악명높은 백나인을 못넘다= 세인트 앤드루스GC는 후반에 어려운 홀이 많다. 최나연은 최종일 12번홀까지도 3타차 선두였다. 그러나 13번홀(파4)에 이어 파5인 14번홀에서도 그린 미스끝에 보기를 했다. 그래도 우승가능성은 가장 높았다. 최나연은 가장 어려운 홀로 드러난 17번홀(파4)에서 하이브리드 세컨드샷이 그린 뒤편 러프에 멈추는 바람에 또 보기를 기록했다. 3타 리드가 공동 선두로 바뀐데 이어 순식간에 2타차 2위로 밀려났다. 그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이글을 노리고 집중했으나 2m거리의 버디퍼트마저 홀을 외면했다. 그는 경기 후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으나 최종일 후반에 뒷걸음질친 것이 아쉬웠다.
◆박희영, 메이저대회 첫 승 멀지 않았다= 3주전 미국LPGA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클래식에서 우승한 상승세를 타고 스코틀랜드로 간 박희영은 2라운드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첫 메이저타이틀을 노크했다. 그러나 그 역시 후반에 스코어를 잃고 말았다.12,13,14번홀에서 3연속 보기를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14번홀에서는 볼이 ‘지옥의 벙커’에 들어가는 바람에 아쉬운 보기를 했다. 그러나 투어에서 2승을 올리고 메이저대회에서 공동 2위를 한 자신감은 그가 이 대회에서 거둔 소득임에 틀림없다.
◆루이스, 세계랭킹 2위의 저력 보여주다= 루이스는 대회 전 “올해 열리는 메이저대회 5개를 다 석권해야 ‘그랜드 슬램’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할만큼 박인비를 의식하는 선수다. 그는 이날 한 때 최나연에게 3타 뒤졌으나 후반 버디 3개를 잡고 대역전극을 펼쳤다. 14번홀에서 ‘2온 2퍼트’로 버디를 잡은데 이어 17번홀에서 기막힌 샷으로 볼을 홀옆 90㎝지점에 붙인 후 버디를 추가했다. 이 샷을 그 자신은 ‘완벽샷’이라고 했고 외신들은 ‘기적같은 샷’이라고 표현했다. 1타 리드를 안고 18번홀 그린에 오른 그는 6m 거리의 버디퍼트가 홀로 사라지자 우승을 예감한 듯했다. 메이저대회 최종일 마지막 두 홀을 ‘버디-버디’로 장식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지난달 브리티시오픈에서 필 미켈슨(미국)이 최종일 5타차 열세를 극복하고 역전우승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미켈슨은 마지막 여섯 홀에서 버디 4개를 솎아냈고 특히 17,18번홀에서 루이스처럼 버디를 기록했다. 루이스는 최근 미국선수들의 ‘메이저대회 10개 무승’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최종 성적
※파: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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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선수 성적(1∼4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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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테이시 루이스 -8 280(67·72·69·72)
2 최나연 -6 282(67·67·75·73)
“ 박희영 ” “ (70·69·70·73)
4 수잔 페테르센 -5 283(70·67·72·74)
” 모건 프레셀 “ ”(66·70·71·76)
7 히가 마미코 -2 286(70·69·72·75)
“ 사이키 미키 ” “(69·66·74·77)
11 이미나 이븐 288(71·69·70·78)
17 유소연 +2 290(69·70·73·78)
36 신지애 +5 293(71·72·77·73)
42 박인비 +6 294(69·73·74·78)
” 고보경(아마) “ ”(69·76·75·74)
47 박세리 +7 295(71·73·7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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