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정부가 경제자유구역(이하 경자구역) 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설립되는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요건을 대폭 완화키로 했다. 또 부동산 투자이민제 요건이 완화되고, 경자구역청의 일부 사무가 기초 지자체로 이관되는 등 개발과 투자유치 활성화를 본격 유도한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윤상직)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달 1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를 통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향후 10년간의 경제자유구역 발전 청사진을 담은 ‘제1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의 주요과제를 입법화하고, 개발과 투자유치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 등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행 법령상의 개발사업시행 대상자(국가, 지자체, 공공기관, 대기업 등) 간 SPC를 설립하는 경우, 그 대상자들의 출자 비율을 100%에서 50%로 완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개발사업시행 대상자 가운데 출자사가 출자액의 50%만 넘기면 SPC 설립이 가능하다.

법무부 장관이 정하는 경자구역 내 외국인투자 콘도미니엄에 대해서는 관광진흥법상의 ‘5인1실’의 분양조건이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특례도 신설키로 했다. ‘1인1실’을 선호하는 외국인들의 특성을 감안해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적용되는 인천 경자구역에서는 이 같은 분양조건으로 투자를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경자구역 개발계획의 변경을 수반하는 실시계획을 변경할 경우에는 산업부 장관이 일괄 승인하는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그간 시도지사와 산업부 장관이라는 이중의 승인 절차로 인해 변경 절차에만 8개월여가 소요됐던 기간을, 장관을 통한 일괄 승인제로 변경해 약 5개월 정도로 기간을 앞당기기 위해서다.

아울러 현재 경자구역청이 수행하는 폐기물, 하수도, 도로, 공원, 옥외광고 등 5개 도시관리 사무는 해당 기초 지자체로 이관된다. 개발이익 재투자에 대한 이의제도 신설 등 법령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미비 사항도 보완키로 했다.

김성진 산업부 경자구역기획단장은“ 이번 법률 개정으로 경제자유구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 미래 산업 성장 거점, 지역경제 발전 거점, 규제혁신 거점으로 발돋음하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향후 이번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 등을 거쳐 다음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경자구역 부지를 분할 개발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한 특별법 시행령은 내달 초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한편 현재 경자구역은 8개 구역 101개 지구(면적 448㎢)가 지정됐지만 개발이 완료 또는 진행 중인 곳은 절반을 약간 웃도는 53개 지구(249㎢)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