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화록 실종 '특검법'으로 맞불

2013-07-30 17:24
새누리 검찰 고발에 맞대응 성격…국회 통과 가능성 낮아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민주당이 30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태와 관련해 30일 특별검사법을 발의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이 지난 25일 단독으로 검찰 고발을 강행해 이미 검찰이 관련자 수사에 나선 상황에서, 특검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발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반대하고 있어 사실상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특검법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가 찬성해야 통과되는 만큼, '검찰 압박용'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가정보원의 박원순 관련 문건, 반값 등록금 문건의 불법적 대선 사용 의혹과 수사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의혹 일체 등도 범위에 포함시킬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급작스런 강공 모드 전환은 국정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9일 증인·참고인 채택을 시도했지만 무산되면서 자칫 국정원 국조가 '빈손'으로 끝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국정원 국조는 다음달 15일까지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분노 폭발의 임계점은 36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7일부터 증인 청문회를 하려면 내일까지 (증인 채택이) 합의돼야 한다"면서 "우리의 인내 시한은 하루 반밖에 없다"고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전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명백한 국조 방해 행위를 넘어서 사실상 새누리당이 국조를 거부하는 것으로밖에는 이해할 수 없다"면서 "새누리당의 국조 거부가 계속된다면 어떤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남 국정원 국조특위 위원장도 "일정은 잡혔으니까 결단하고 나아가는 단계에 대한 명분은 마련됐다"면서 "내일까지 시한인 최소한의 증인 채택이라도 이뤄질 수 있도록 당력을 모아 도와달라. 특위 위원만 갖고 안 된다. 양당 지도부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내세우며 '특검 불가' 입장을 밝혔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 수사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 고발 취하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있을 수 없다"면서 "대화록(회담록) 실종은 현행법상 중대 범죄이고 정치적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편 민주당 당내에서도 특검을 놓고 이견이 나온다.

이상민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검찰이 신뢰를 받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어쨌든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면서 "검찰 수사가 미진하거나 잘못되면 특검을 해도 되기 때문에 지금 '검찰 수사냐, 특검이냐'로 시간을 보낼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