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가 차녀 한국금융지주 지분 전량 처분 왜?
2013-07-24 16:37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차녀인 김은지씨(45)가 보유 중이던 한국투자금융지주 주식을 최근 모두 팔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김 회장의 장남이자 은지씨 오빠인 김남구 부회장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은지씨는 지난 19일 보유 주식 7만6160주 가운데 1만2340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이어 22일과 25일까지 보유 주식 전량을 팔았다. 이날 종가 기준 약 32억원 규모다.
은지씨가 한국투자금융지주 주식을 처음 갖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어머니인 조덕희씨(김 회장 부인)로부터 10만주를 증여 받으면서부터다.
당시 조씨는 장녀인 김은자씨와 차녀인 은지씨에게 각각 20만주, 10만주를 증여했다. 은지씨는 3만3866주를 증여세로 물납하며 주식을 상속받았지만 은자씨는 20만주에 대한 증여를 취소했다. 당시 주가가 오르면서 증여세 부담도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조씨는 다시 보유 중이던 주식 전량(23만8230주)을 은자씨와 은지씨에게 각각 22만주, 1만8230주 나눠줬다. 당시 시가로 조씨가 증여한 주식은 100억원이 넘었다. 은자씨와 은지씨는 지난해 8월 각각 9만539주, 8204주를 증여세로 물납하며 증여를 마무리했다.
은지씨가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하면서 한국투자금융지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도 줄어들게 됐다.
현재 한국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김남구 부회장이며 보유주식수는 1127만1636주(18.30%)다.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지난 3월 말 기준 22.77%였으나 은지씨 지분 0.14%가 줄면서 22.63가 됐다.
한국금융지주 특수관계인 지분은 지난 2010년 3월 말 24.52%에 달했으나 계속 줄고 있다.
반면 국민연금 등 다른 주요 주주들은 지분을 계속 늘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8.12%를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은 올해 55만9544주를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9.13%로 늘렸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지분도 지난해 5.05%에서 올해 6.42%로 증가했다.
외국계 헤지펀드(8.02%)와 호주계 자산운용사(7.75%)도 주요 주주로 한국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은 최대주주 지분의 두 배 가까운 40% 정도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더 낮아지면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관계자는 "은지씨의 지분 매입은 개인적인 이유로 회사도 알 수 없다"며 "최대주주 지분이나 회사 지배구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