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물건 쏟아졌다

2013-07-18 18:10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집값이 계속 떨어지자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해 경매시장에 나오는 아파트 수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서울·수도권 경매시장에 쏟아진 아파트 경매물건 수는 역대 최다일 정도다.

18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이날 기준 법원 부동산경매로 넘어온 서울·수도권 아파트는 총 1만9501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다 물량을 기록한 2000년 1만9482건보다도 많다.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물량이 늘어난 것은 집값이 계속 떨어졌기 때문이다.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지만 가격이 오르지 않자 대출원금을 갚지 못하고 경매로 넘겨지는 아파트가 상당히 증가한 것이다.


이는 임의경매가 강제경매보다 더 많다는 사실만으로도 알 수 있다. 임의경매 형태로 법원에 나온 아파트는 전날 기준 1만6803건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3344건)에 비해 25.9%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다 물량이다. 같은 기간 전체 물건 증가율에 비해서도 11%포인트 이상 높다.

반면 강제경매된 아파트 물건 수는 지난해 3577건에서 올해 2527건으로 오히려 29.4% 감소했다. 임의경매는 근저당권이나 전세권·유치권 등 아파트 자체에 대한 담보물권이 신청 근거가 된다. 강제경매는 아파트가 아닌 소유자 개인 채권을 변제하지 못해 넘어가는 경우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강제경매가 줄고 임의경매가 늘어난 것은 담보대출 상환을 하지 못해 경매로 넘겨진 경우가 더 증가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경매를 신청한 물건 수도 지난해에 비해 증가했다. 1·2금융권에서 아파트를 경매로 넘기는 것은 대부분 근저당권 실행을 통해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서다.

올해 1·2금융권에서 경매를 신청한 서울·수도권 아파트는 전날 기준 총 1만5201건으로 역대 가장 많은 물량이다. 특히 2금융권에서 경매를 신청한 아파트는 올해 9492건을 기록, 5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낙찰된 물건 수도 늘었다. 올해 낙찰된 서울·수도권 소재 아파트는 6653건으로 지난해의 5185건에 비해 28.3% 늘었다. 물량이 늘었음에도 평균 입찰경쟁률은 5대 1에서 6대 1로 올랐고, 같은 기간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74.3%에서 77.4%로 3%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정대홍 팀장은 “낙찰된 아파트 가격이 전셋값과 비슷하거나 낮은 경우도 있고 낙찰 후 매각을 통해 양도차익을 내기도 상대적으로 쉬워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모두 몰린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