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카드 IC칩 사업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

2013-07-16 14:42
일본·독일서 잇따라 공급계약 체결, 시스템LSI사업부 ‘효자’ 노릇 톡톡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시스템 반도체를 활용한 스마트카드용 집적회로(IC) 칩 사업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모바일 결제용 칩 개발자로 선정된 데 이어 최근 독일과 교통카드 IC 칩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의 토대를 마련했다.

자동요금징수시스템(AFC) 구축 분야에서 세계적인 노하우를 보유한 삼성SDS와 협업체계를 갖출 경우 시너지 창출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부문을 맡고 있는 시스템LSI사업부가 스마트카드 IC 칩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독일 교통협회와 비접촉식 보안 스마트카드 칩 공급계약을 맺고 이달부터 납품을 시작했다. 올해부터 2016년까지 약 800만개가 공급된다.

현재 교통요금 결제 기능을 갖춘 IC 칩 가격은 700~800원에서 부가기능이 추가되는 정도에 따라 1만원 이상까지 형성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최소 10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해당 IC 칩에 어떤 기능이 추가됐는지에 따라 매출은 수백억원대로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 가격이나 계약금액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에서도 보안 관련 규제가 심한 독일에서 삼성전자 제품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독일 기준을 통과한 만큼 유럽의 다른 국가에도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일본의 모바일 결제용 근거리무선통신 반도체 'NFC 솔루션' 개발자로 선정됐다. 일본 최대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모바일 펠리카'를 운용하는 펠리카 네트웍스와 관련 협약을 체결하고 일본에서 출시되는 모바일기기에 NFC 솔루션을 공급키로 한 것이다.

NFC 솔루션은 모바일 결제, 교통카드 기능을 수행하고 여행과 공연 등 맞춤형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는 근거리무선통신 반도체로 데이터 전송을 담당하는 NFC 칩과 정보보호를 위한 보안모듈(SAM)로 이뤄진다. 삼성전자는 NFC 칩과 보안모듈 칩을 모두 공급한다.

삼성전자는 기존 휴대폰 유심(USIM·범용가입자식별모듈) 칩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금융·결제 등의 영역으로 스마트카드 IC 칩 사업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부가가치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은 모바일 결제를 지원하는 휴대폰이 7000만대에 이를 정도로 모바일 결제 서비스 보급률이 가장 높은 국가다. 또 교통요금 결제 서비스의 경우 유럽 등 선진시장은 물론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가 AFC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SDS와 협력할 경우 글로벌 시장 내 영향력을 빠르게 높여나갈 수 있다. 삼성SDS는 최근 수년 동안 중국 광저우를 시작으로 베이징, 우한, 톈진 등에서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징수시스템을 구축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을 중심으로 금융·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등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스마트카드 IC 칩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