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내륙개발정책 주목해야"
2013-07-14 22:29
주(駐)광저우·홍콩·청뚜·우한 총영사 4人 좌담회
지난 10일 오후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주(駐)광저우·홍콩·청두·우한 총영사와 아주경제의 좌담회가 시종일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연안지역에서부터 10년 전부터 대개발 붐을 주도하고 있는 서부지역, 중국의 '배꼽'인 중원지역에 이르기까지 지역별 특성에 따라 저마다의 경제부흥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각 기업들의 생산기지다. 최근에는 제조업을 넘어 에너지ㆍ환경ㆍ의료ㆍ문화ㆍ관광산업 부문에서의 내수시장을 확대하는 등 수출과 내수가 함께 성장을 이끄는 쌍끌이형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중 수교 20주년을 넘어 새로운 한·중 관계를 모색하는 지금, 중국을 '하나'로 볼 것이 아니라 지역별로 뚜렷한 문화적 차이를 보이는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다각도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본지는 지난 10일,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중국의 서북지역과 동부지역, 연안지역의 총영사 4명과 함께 '중국'을 이야기 했다.
◆막연히 중국 시장을 하나로만 볼 게 아니라 각 지역의 특성을 살펴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
-조용천 주홍콩 총영사(이하 홍콩)= 지역마다 독특한 특성이 있는 중국의 여러 지역 중 홍콩은 특히 특색있는 지역이다.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홍콩의 특징·제도·경제적 사회적 체제는 유지됐고 홍콩을 통한 중국의 교역이 더 늘어났다. 홍콩의 1년 대외 교역액은 97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 중 60%가 중국을 통한 매개 무역으로 그 무역액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장만용 주청두 총영사(이하 청두)= 허베이성에서 상하이를 가든 베이징을 가든 모두 2시간 거리다. 중국의 교통요지인 셈이다. 고속철도의 개통이 과거 중국의 교통·물류의 요지였던 중원을 되살리려는 것이다. 용틀임 하려는 거다.
-한광섭 주우한총영사(이하 우한)= 중국 대륙의 배꼽 위치에 있는 우한은 중부 내륙의 최대 도시다. 인구가 1000만명에 육박하고, 1인당 GDP는 2010년 1만 달러를 넘어섰다. 우한시는 내수 부양 차원에서 2017년까지 백화점 개수를 현재 20개에서 30개로, 쇼핑몰은 30개에서 80개로 늘리는 도시개발 계획을 세웠을 정도다. 특히 1000~2000개 한국 기업 유치를 목표로 한국 기업 전용 산업단지 조성도 검토 중이다.
-양창수 주광저우 총영사(이하 광저우)= 푸젠, 광둥, 광시 등 중국의 1800㎞가 해안인데 9000㎞에 해당하는 지역이 내 관할지역이다. 푸젠과 대만의 관계가 복원되면서 2015년 홍콩과 마카오를 잇는 다리를 놓게 된다. 이제 세계적 물류거점지역으로의 광저우가 탄생할 것이다. 광시는 아세안과도 인접해 있고 서부 대개발로 가는 입구이기도 하다. 새로운 시장이 동부연안에서 떠난 게 아니라 새로운 추세로 달려오고 있다.
◆중국 정부도 연안지역의 성공적 발전을 내륙으로 확산하기 위해 '서부 대개발', '중부굴기(中部屈起)', '동북진흥'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우리에게 새로운 교역 기회를 만들어 주려는 중국의 정책을 지역에 맞춰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우한= 지난 2009년부터 '중부굴기'가 시작돼 이곳의 고층빌딩도 최근 3년부터 5년 사이에 지어졌다. 중국 중앙으로부터의 재정도 많았다. 중국의 12차 5개년 계획을 통해 2011년 이전에는 중국이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다 다시 내수진작에 들어갔다. 국내 국부를 좀 키워보자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두= 중국을 볼 때 지역별로 볼 필요가 있다. 쓰촨성, 충칭시, 윈난시 등은 서부 대개발 지역으로 연평균 성장이 15%에 달한다. 2009년 중부굴기가 시작됐고 서부 대개발은 2000년에 시작했다. 연안지역에 밀집돼 있던 우리 기업들이 이쪽으로 많이 옮겨온다. 교민 통계를 내기도 힘들 지경이다.
-광저우= 중국 정책상 가장 먼저 개혁·개발이 일어난 연안지역이 이곳이다. 중국 지역 간의 차이도 분명 존재한다. 특히 광둥성은 이제 노동집약적 사업이 통하지 않는 곳이다. 산업의 고도화가 이뤄졌고 노동력을 중부나 서부로 전이해주고 인력도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현재 우리 기업들 상당수가 중·서부지역으로 이전하려 하고 있다.
-청두= 서부지역은 15%의 세금 우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동부연안의 칭따오에서 가죽공장하던 기업인이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며 서부로 옮겨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과거 처음 중국에 진출했던 우리 기업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는 잘 일어나는 것 같지 않다. 다들 연안지역에서 어느 정도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서북지역으로 이전한다.
-홍콩= 홍콩은 중국이지만 중국의 기업과 금융이 해외로 진출하는 데 창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쉽게 말해 중국이 외국 기업과 M&A(인수합병)할 때 홍콩법이 모두 해결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과거 중국으로 외자가 들어올 때 홍콩을 통했다면, 지금은 중국으로 들어가는 교두보이자 중국이 해외로 나가는 교두보가 되는 곳이 홍콩이다. 우리의 교역 투자 포스트로 홍콩을 봐야하는데 우린 단순히 '쇼핑의 도시'쯤으로 보는 습성이 강하다.
◆이미 발전을 이룬 연안지역은 서비스 부분과 더불어 새로운 발전상을 준비하고 있다. 동·서부 지역은 지난 연안지역의 발전상을 모델로 21세기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우한=양형사회(兩型社会)로 발전하고 있다. 개발은 하면서 과거처럼 무분별한 개발보다 에너지 절감과 환경보호에 주력하는 기업을 유치하려 하고 있다. 과거 연안지역의 발전 모델과 오늘날 개발에 필요한 부차적인 부분까지 고려하는 두 가지 형태의 개발을 하는 것이다.
-청두= 사실상 이 부분이 우리나라 기업들이 느끼는 어려움이다. 예를 들어 중국 윈난성은 관광사업을 제외하면 산업화가 덜 된 지역인데 관광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환경보호에 신경을 많이 쓴다. 중국 정부는 화학공장과 같은 환경에 유해한 기업들을 이전시키려 하고 있다. 이 지역의 가장 큰 한국 기업이 윈난성을 떠나기도 했다. 서부지역은 동부에서 한 시행착오를 하지 않으며 투자를 유치하려 하다 보니 동부에서 서부로 이전하는 모든 기업이 다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우한=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우리 기업들이 사전에 좀 더 알고 들어갈 필요가 있다. 그 통로는 바로 중국에서 열리는 박람회다. 한국 기업은 타국 기업들에 비해 참가 인원이 현저히 적다.
-광저우=광저우에서 열리는 박람회 규모는 대단하다. 얼마 전 열린 박람회의 경우 중국 총 수출액의 3분의 1이 그 박람회에서 이뤄질 정도로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 진출과 내수진작, 그리고 제3세계로 나가는 통로가 아닌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발전 중심축은 동부 연해지역이었다. 중국 정부가 광둥~홍콩~마카오를 연개한 금융업을 발전시키려는 조짐이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금융업 진출 기회나 여건은 어떠한가.
-홍콩=우선 제조업·금융·법률서비스 등 한국 기업가에게 중국 시장이 화두가 된지는 오래다. 동부에서 서부로의 단계별 진화도 있지만 홍콩은 한·중 수교 전에 이미 우리에게 중국으로 들어가는 관문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모든 전력이 중국시장(대륙)으로 들어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서유럽 등 다른 나라에 홍콩은 여전히 중국으로 통하는 관문이다. 홍콩에 있는 100대 글로벌 기업 중 73개의 금융기업이 아태지역 본사를 홍콩에 두고 있다.
-광저우= 과거 홍콩은 점포, 광둥은 공장이었다. 세계의 공장, 제조업 공장이 광둥이었던 셈이다. 법률시스템도 홍콩법인을 통해 들어오는 게 많았지만 광저우 아시안게임 전후 광둥성에 힘이 실리면서 이제 광둥이 홍콩을 감싸안는 장기계획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홍콩=중국을 바라볼 때 홍콩은 한국인에게 쇼핑의 도시다. 그러나 홍콩은 중국과 비즈니스 하는 데 잊어서는 안 되는 곳이다. 중국과 비즈니스 하는 데 여러 노하우가 홍콩에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