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차가 없다”…수입차 업계 물량 확보 ‘비상’

2013-07-14 14:27
수요 증가로 재고 부족 심화, 안정적 물량 확보가 시장 판도 좌우할 듯

2000만원대 소형 수입차 폴로 1.6 TDI R-라인 모델은 인기 색상인 화이트와 레드의 경우 차량을 인도받는데 최소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사진=폭스바겐코리아]

“어느 브랜드가 본사로부터 안정적으로 차량을 공급받을 수 있느냐에 따라 하반기 수입차 시장 판도가 결정될 것입니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하반기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업체들의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가격 할인 등 프로모션에 들어간 차종과 2000만원대 수입차 등 일부 인기 차종은 ‘팔 차가 없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최근 폭스바겐코리아가 출시한 2000만원대 소형 수입차 폴로 1.6 TDI R-라인 모델은 인기 색상인 화이트와 레드의 경우 차량을 인도받는데 최소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수입차의 인기에도 지난 6월 신규 등록 대수는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 통계를 보면 지난달 신규 등록 대수는 5월보다 4.6% 감소한 1만2792대로 집계됐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대성 한국수입차협회 전무는 “일부 브랜드의 가격 할인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에도 차량이 원활하지 공급되지 못해 6월 신규 등록 대수가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산과 미국산 차량의 구매 비율이 높은 국내 수입차 시장의 특성도 물량 부족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6월 등록된 수입차는 유럽산 9651대(75.4%), 일본산 2173대(17.0%), 미국산 968대(7.6%) 순이다. 보통 유럽이나 미국에서 수입되는 모델은 2~3개월 전 물량이 확정되는데 갑자기 판매가 늘어나면 업체가 물량을 제대로 공급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차량을 공급하느냐가 올해 판매 순위를 결정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공급량과 판매량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BMW가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가 매월 불과 100~200대 차이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달 중순 유럽에 출시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기함 신형 S클래스의 경우 국내 출시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모델일수록 국내 출시가 늦어지는 것도 문제다. 이달 중순 유럽에 출시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S클래스의 경우 국내 출시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신형 S클래스의 연내 출시를 목표로 본사와 조율 중이다”며 “공급 물량을 확보해 최대한 이른 시기에 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