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낮춘 2000만원대 수입차, 드디어 통했다
2013-07-10 15:21
국산차 고객 유입해 새로운 수요 창출
폭스바겐은 지난 4월 폴로를 출시하면서 249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사진=폭스바겐코리아] |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2000만원대 수입차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
그동안 2000만원대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차체 크기나 주행성능 등 가격대비 상품성이 뒤처져 외면받아 왔다. 국산 중형차 가격에 수입 소형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수입차 업계가 개성 있는 디자인과 연비 등 경제성을 강조한 다양한 차종을 국내에 소개하면서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00만원대 수입차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2000대 한정 판매에 들어간 MINI 오리지널은 259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출시 한 달 만에 600대가 팔려 나갔다. [사진=MINI코리아] |
올해 국내 진출 이후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 중인 피아트는 7월 한 달간 파격적인 구매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크라이슬러코리아] |
이에 국내 프리미엄 소형차 시장을 선도해 온 BMW그룹 MINI(미니)는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일부 사양을 조정하는 상품 전략으로 가격을 대폭 낮춰 2000만원대 모델을 내놓은 것이다. 지난 6월부터 2000대 한정 판매에 들어간 MINI 오리지널은 259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출시 한 달 만에 600대가 팔려 나갔다.
푸조는 7월 한 달간 대표 소형 해치백 208 모델의 구매 혜택을 대폭 강화한다. [사진=한불모터스] |
시트로엥도 2000만원대 해치백 모델인 DS3를 대상으로 한시적 가격 인하에 돌입한다. [사진=한불모터스] |
푸조는 7월 한 달간 대표 소형 해치백 208의 구매 혜택을 대폭 강화한다. 1.6 e-HDi 3도어는 내비게이션 무상 제공하고 50만원을 할인해주며, 1.6 e-HDi 5도어는 10만km 소모품 무상 서비스 쿠폰을 제공한다.
시트로엥도 2000만원대 해치백 모델인 DS3를 대상으로 한시적 가격 인하에 돌입한다.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1.6ℓ VTi 기준 할인 폭은 약 4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각 사의 공격적인 가격 책정은 소비자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수년간 지속적으로 가격이 인상된 국산차 대신 수입차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업체 입장에서도 기존 국산차 고객을 유입,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효과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업체 간 치열한 가격 인하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전체 판매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가격 내리기가 쉽지만은 않다”면서 “차량을 팔아 남는 이익이 줄어들다 보면 서비스 인력 감축 등 그 피해가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