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아시아나 사고 후 中 관광객 “당장은 괜찮지만”

2013-07-08 20:22

아주경제(인천공항) 채명석 기자= 아시아나항공 특별기가 도착한 8일 오후. 입국장 E출구 위에 있는 도착 스케줄 전광판에는 특별기 말고도 다른 지역에서 들어오는 항공기편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었다.

기다리는 틈을 타 중국에서 출발해 들어오는 항공편을 살펴봤다. 특별기에 이어 칭다오 3편, 상하이 1편, 창춘 2편, 상하이 3편 등.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항공기들이 전광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입국장을 빠져나가는 승객들을 보니 한국인 못지않게 중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보였다. 출구를 나오자마자 늘어선 취재 카메라와 기자들에 놀란 기색이 역력하더니 끼리끼리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나가는 이들. 자국 관영 CCTV 기자의 모습을 본 몇몇 중국인들은 기자를 붙잡고는 무슨 일이냐고 질문하더니 설명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자리에 멈춰 상황을 지켜봤다.

특별기 취재를 마치고 공항을 나오니 명동으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 앞에 10m가 넘는 긴 손님들이 줄을 서 있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었다. 이들을 책임지는 한국인 여행사 가이드가 보여 잠시 말을 걸어봤다. “오늘 중국 관광객들 중에 아시아나항공 사고 소식을 접하고 어떤 반응이었는지?” 가이드는 “하루 밖에 안됐으니 예약을 취소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며 “앞으로 많은 질문을 할 것으로 예상돼 나름 공부를 했다. 하지만 이들은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버스를 기다리는 중국 관광객들의 표정은 모두들 밝아 보였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착륙사고로 아시아나항공은 물론이거니와 중국 손님들에 많은 의존을 하는 국내 여행사, 관광지, 유통업계도 자칫 한국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가 확산될까 고심하고 있다. 이 가이드는 “아직까지는 중국 내에서도 어떻게 사태가 벌어졌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크게 염려 안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이 모두 맞는 것은 아지만 일단은 안심이다. 다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예방이 최선이지만 사태는 벌어지고 말았으니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 한국, 미국, 중국은 물론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객 국가에 이를 알리고, 피해 보상을 명확하게 하며, 확고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안타까워하는 사고 피해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선 이것 뿐이라는 점을 정부와 항공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