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자본감소 2배 껑충… 부실계열사 공식=감자→청산

2013-07-04 17:44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국내 대기업집단 계열사 자본감소(감자)가 올해 상반기만 14건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부실업체 가운데 상당수는 수차례 감자를 되풀이한 뒤 합병이나 매각, 청산 수순을 밟는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자산총계 5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집단에 속한 계열사 가운데 14곳이 올해 들어 전월 말까지 감자 계획을 내놨다.

동국제강그룹 디케이아즈텍ㆍ국제종합기계와 한솔그룹 한솔헬스케어, 효성그룹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한진그룹 한진해운신항만, KCC그룹 케이에이엠이 상반기 감자를 결정했다.

한라그룹 만도신소재와 롯데그룹 데크항공, 대성합동지주 계열 대성히트펌프, 한국수자원공사, CJ그룹 CJ푸드빌, 두산그룹 SRS코리아, LG그룹 해태음료, 미래에셋그룹 푸른산도 마찬가지다.

이에 비해 전년 동기 감자 사례는 7건(현대중공업그룹 코마스, SK그룹 MKS개런티ㆍ그린아이에스, 삼성그룹 에스엘시디, 포스코그룹 포스칼슘, CJ그룹 화성봉담PFV, 이랜드그룹 이랜드파크)에 머물렀다.

동국제강그룹은 올해 상반기 감자를 실시한 계열사가 2곳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수자원공사와 미래에셋그룹 푸른산은 각각 공기업, 금융그룹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감자 방법은 장부상으로만 결손금을 없애는 무상소각 및 액면병합이 8건(국제종합기계, 한솔헬스케어, 케이에이엠, 만도신소재, 데크항공, 해태음료, 디케이아즈텍, CJ푸드빌)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5년 사이 한 회사가 2차례 이상 감자를 실시한 사례도 8건에 이르고 있다. 동국제강그룹 DK유테크와 농협그룹 NH여행, 세아그룹 해덕스틸, 한진그룹 정석기업, SK그룹 인싸이토, 웅진그룹 웅진에스티, 삼성그룹 에스엘시디, 현대자동차그룹 경인운하가 이런 사례에 속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곳(NH여행, 인싸이토, 웅진에스티, 에스엘시디, 경인운하)은 합병 또는 매각, 청산으로 회사 이름이 사라졌다.

연도별 감자 건수를 보면 금융위기가 일어난 2008년 22건에 달했다가 2009~2011년은 해마다 17~18건에 머물렀다. 반면 2012년은 하반기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연간 24건에 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기업집단에서도 한계에 이르는 계열사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자본을 투입하는 증자가 병행되지 않는 감자로는 재무개선을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