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리뷰] 오랜만에 맘껏 웃어라 ‘화이트하우스 다운’

2013-07-11 14:23
제이미 폭스-채닝 테이텀 '만담 콤비'로 대활약

영화 스틸컷. 왼쪽부터 제이미 폭스, 채닝 테이텀 /사진 제공=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아주경제 홍종선 기자= <화이트 하우스 다운>는 틀림없이 액션영화다. 주인공을 보라, 성실하게 열심히 연기하는 채닝 테이텀에 무게감 있는 연기파 배우 제이미 폭스다. 제작비도 무려 1억5000만 달러(약 1700억원)를 투입한 블록버스터다. 그런데 이 영화, 관객을 쉴 새 없이 웃게 한다. 웬만한 코미디영화는 명함을 내밀지 못할 정도다.

서부액션극의 형식을 빌려 미국 흑인노예제도에 대한 자기반성이라든가(장고-분노의 추격자) 일확천금에 눈이 먼 백인들의 인디언 학살에 대한 뼈아픈 참회(론 레인저) 같은 걸 바탕에 까는 진지함이나 주제의식은 애초에 날렸다.

도리어 화이트하우스, 백안관이 무너져 내리는 심각한 상황을 블록버스터 액션 소재로 과감히 채택했다. 여기에 대통령 제이미 폭스, 경호원 채닝 테이텀을 ‘만담 콤비’로 투입해 상황의 심각함을 지우는가 하면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통령이 수차례 바뀌고 핵이 날아다니는 상황마저 웃음 코드로 활용했다. 특히나 기존 어느 영화에 이런 대통령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한없이 가볍게 망가져 준 제이미 폭스표 미합중국 수장의 모습은 정말이지 큰 웃음을 선사한다.

‘그런(백악관이 무너지고 핵이 발사되는) 상황에서 웃음이 나?’라고 말하고 싶다면 영화를 직접 보시라. 정말 오랜만에 세상살이 시름 내려놓고, 이런 저런 계산 없이 본능적 반응으로 웃어 대는 당신을 발견할 것이다.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은 <화이트하우스 다운>은 <인디펜던스 데이> <투모로우> <2012>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연출했다. 감독의 연출력 때문에 고민하는 관객이라면, 전작들은 잊어도 좋다. 이번엔 기대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