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경영위원회 "신사업보다는 안정에 주력"

2013-07-02 18:28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CJ그룹이 최종 의사결정 기구인 그룹경영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앞으로 그룹의 경영 안정과 중장기 발전전략 및 신뢰성 향상, 사회 기여도 제고 방안 등을 중점 논의하게 된다. 경영 공백이 발생한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셈이다.

재계는 이 회장의 복귀까지 잠정 기구로서 활동하게 되는 점을 고려하면 그룹의 안정적 관리에 주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새로운 분야 진출이나 신사업 개척 등 위험성이 있는 분야보다는 기존 그룹이 해왔던 각종 사업의 지속 추진에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룹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고 안정적 그룹 경영을 지속하기 위해 경영위원회 체제를 도입하게 됐다"며 "주요 현안에 대한 그룹의 의사 결정은 위원회에서 심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그룹경영위원회 어떻게 구성됐나 = CJ그룹 경영위원회의 중심에는 손경식 회장이 있다. 계열사의 책임 경영이 기본적으로 이뤄지지만 그룹내 큰 틀의 결정은 위원회에서 이뤄진다. 위원회는 주력 계열사를 이끌어온 대표들로 구성됐다.

손경식 회장(74)은 서울대 법대와 오클라호마 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삼성화재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룹이 삼성과 분리된 후 CJ그룹 회장을 지냈으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맡고 있다.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55) CJ그룹 부회장은 서울대 가정관리학과와 하버드대대학원을 나온 뒤 제일제당에 입사해 CJ E&M을 이끌었다.

이채욱(67)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영남대와 성균관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GE아시아 성장시장 총괄사장과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지냈다.

이관훈(58) (주)CJ 대표이사는 영남대를 졸업한 뒤 CJ헬로비전과 CJ미디어 대표를 거쳤다. 김철하(61) CJ제일제당 대표이사는 서울대를 졸업한 뒤 대상그룹 연구소장을 거쳐 CJ제일제당 바이오 사료 총괄 등을 역임했다.

이들은 경영위 구성 직후 곧바로 회의를 갖고 그룹의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한 데이어 앞으로 매달 첫째·셋째 수요일에 정기적으로 회동한다.

◆ 사상 첫 매출 30조원 가능하나 = 그룹경영위원회가 풀어야할 숙제는 우선 그룹이 추진해온 국내외 사업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CJ는 올해 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의 창립 60주년을 맞아 작년보다 3700억원이 늘어난 3조2400억원을 투자해 사상 첫 매출 30조원을 넘긴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에서는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부문의 콘텐츠 경쟁력 확보, 물류·항만·택배 기반시설 구축, 통합 연구소 건립을 계획했다. 해외에서는 중국과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진출에 주력할 예정이었다.

특히 그룹은 '그레이트 CJ'를 내걸고 해외 매출 비중을 2020년까지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내놨다. 하지만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이러한 목표 달성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주변 관측이다.

먼저 CJ제일제당이 라이신 글로벌 1위 생산력 확보를 위해 진행 중이던 중국 업체와 인수 협상이 중단됐고, 해외 바이오 공장 증설 계획도 안개 속이다. CJ대한통운도 미국 물류회사를 사들이는 방안을 타진 중이었지만 협상이 잠정 중단됐다.

지난 4월1일 CJ GLS와 합병하고 2020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세계 5위권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발표했으나 첫 단추부터 암초를 만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투자금액이 대폭 늘어난만큼 CJ에게 올해는 어느때보다 중요한 해"라며 "이러한 사업을 손 회장을 중심으로한 경영위원회가 어떻게 이끌어갈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