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트·한샘 공공 조달시장서 철퇴

2013-06-27 17:48
증기청 조달시장 건전화 방안 추진…가구업계 1·2위 관계사 나란히 포함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중소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공공기관 입찰에 중소기업을 가장해 납품해온 대기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 대기업은 '위장 중소기업'을 내세워 우회 입찰하는 수법으로 지난해만 708억원의 납품실적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소기업청이 이번에 발표한 위장 중소기업 명단 36개에는 가구업계 1위와 2위인 한샘과 리바트의 관계사들이 포함되어 있어 향후 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27일 중소기업청은 위장 중소기업을 퇴출시키고 영세 소기업의 수주기회를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조달시장 건전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기청에 따르면 현재 전체 공공구매 시장은 106조원에 달한다. 중소기업제품 구매는 67%가 넘는 72조원 규모다. 이 가운데 20조원 규모의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시장은 대기업과 외국기업을 배제하고 국내 중소기업만 참여토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이 중소기업 간 경쟁시장 잔류를 목적으로 기업 분할 및 공장 임대 등을 통해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하려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에 중기청은 이들 분할기업 및 임대사업장에 대한 즉각 퇴출 및 향후 조달시장 진입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도가 시행된 2006년 이후 최초로 2만 707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여, 36개 위장 중소기업을 적발해냈다.

이들 36개 기업 중 28개 기업이 지난해 공공 조달시장에 납품한 실적은 708억원이다. 이중에는 지난해 191억원을 공공 조달시장에 납품한 리바트의 쏘피체와 한샘이펙스 등이 포함됐다.

리바트에서 종업원 지주회사로 분리된 쏘피체는 지난해 공공조달시장에 위장 중소기업 중 실적 중 가장 큰 규모인 191억원을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샘이펙스는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9조의3', 즉 대기업의 대표·최대주주나 임원이 자가 중소기업의 임원을 겸임한 경우에 해당됐다. 한샘이펙스의 대표이사는 한샘의 대표이사인 최양하 회장이다.

이미 가구업계는 이와 비슷한 전례가 있다.

팀스는 공공 조달시장에 남기 위해 인적분할을 통해 퍼시스에서 분리됐다가 올해부터 조달시장에서 완전 퇴출됐다.

특히 '팀스와는 무관한 관계'임을 주장해 온 퍼시스는 최근 지분을 사들이며 사실상 팀스를 재편입하는 등 씁쓸함을 남긴 바 있어, 이번 조치가 향후 가구업계의 경영방향에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