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쇼크> 산업계 "돈 못 구한다"…유동성 확보에 '비상'
2013-06-24 16:10
아주경제 이재영·박재홍 기자=‘버냉키 쇼크’로 인한 금융권 경색으로 산업계에 유동성 확보 비상이 걸렸다.
특히 오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자금줄’이 막히게 될 경우 그 파장이 산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각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 SK 등 주요 대기업들을 비롯한 각 기업들은 재무팀을 중심으로 금융시장과 환율 변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올 하반기에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 물량은 12조8555억원에 달한다.
이번 사태로 인해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고 이로 인해 유동성 위기 업종들을 중심으로 채무 포기 기업들이 늘어날 경우 그 파장이 산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21일 현재 3년 만기 AA- 등급의 회사채 금리는 3.4%로 지난해 9월17일 이후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사채 거래량 역시 지난 19일 7565억원에서 20일 3835억원으로 49.3% 감소했다.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해운업계의 경우, 고사위기에 처한 해운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그나마 준비해 왔던 채권 발행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STX팬오션의 법정관리로 인해 해운업계 전체의 유동성 공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번 사태까지 겹쳐 돌파구를 어디서 찾아야 할 지 막막하다”며 “미국의 이번 조치가 해운 물동량 증가로 이어질 수는 있으나 경기회복은 빨라야 내년이고 그에 따른 금융시장 악화는 당장에 적용되니 그 것부터 넘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장기불황에 빠져있는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역시 단기적인 금융시장 경색으로 인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군도 경제 회복 지연 상황에서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쳤다.
정유업계의 화학섬유 원료제품의 경우 최근 전방산업의 공급과잉으로 하락세를 겪던 상황이다. 그간 정유업의 부진을 만회해줬던 캐시카우인 화학사업도 부진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금융시장 경색은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중소기업이나 해운 건설 등의 업종에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진다”며 “특히 철강이나 조선 등 현재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들의 위기가 가중되면 협력업체에서 대기업, 불황 업종에서 산업계 전체의 위기로 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