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진출로 달아오른 탄소섬유 5파전… 태광·효성·도레이·GS에 이어

2013-06-20 18:35

탄소섬유 완제품(사진제공= 효성).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태광, 효성, 도레이, GS에 이어 삼성까지 탄소섬유 시장에 진출하면서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의 화학섬유 계열사인 삼성석유화학은 20일 독일 기업과 합작해 탄소섬유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탄소섬유를 생산하고 있는 독일 SGL그룹이 파트너이다. 양사는 각각 50%씩 지분을 나눠 갖는 합작사를 설립키로 했다. 구체적인 투자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합작법인은 공동대표제로 운영되며 SGL이 생산하는 탄소섬유 관련제품의 수입 및 판매를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SGL은 130여년의 사업경험을 보유한 탄소섬유 업계의 글로벌 리더이다.

삼성석유화학이 탄소섬유에 진입하면서 삼성은 삼성SDI의 리튬이온2차전지, 삼성정밀화학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제일모직의 수처리사업 등 최근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유망 신성장동력사업에 거의 모두 진출하게 됐다.

삼성석유화학은 화학섬유계열 중간원료인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해왔는데, 그간 PTA의 중국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신사업 찾기에 골몰해왔다. 당초 바이오사업을 검토해왔는데 탄소섬유에 진출하면서 보다 빠른 수익창출이 가능한 성장동력을 장착하게 됐다.

삼성석유화학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고 있진 않지만 33.19%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에 있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아왔다. 비상장계열사인 만큼 상장 가능성이 가장 관심을 끌었는데 이번에 유망신사업에 진출하면서 상장설도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탄소섬유는 최근 1년여 사이에 국내 5개 대기업이 잇따라 진출하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태광산업이 국내 처음 탄소섬유의 상업화에 진입했다. 다만 품질 그레이드가 일본 등에 미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와 관련 최중재 태광산업 사장은 최근 “탄소섬유 사업을 2~3배 늘리겠다”며 사업확장과 함께 “일본급의 고품질 시장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들어서는 일본 도레이의 자회사인 도레이첨단소재가 지난 4월 경북 구미에 국내 1호기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도레이는 이미 세계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어 국내시장 진입은 경쟁사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이어 지난 5월에는 효성이 전북 전주에서 탄소섬유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효성은 2011년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를 개발하고 최근에는 고성능 탄소섬유 개발에도 성공해 상업화한 의미가 크다.

GS칼텍스도 지난 4월 피치계 활성탄소섬유 생산공정 개발을 완료했다며 내년에 60톤 규모의 시제품 생산에 들어가 2015년까지 상업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세계 탄소섬유 시장은 현재 20억 달러 규모로, 매년 11%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2020년에는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