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1차 공략대상'은 가구 아닌 생활용품?

2013-06-18 18:00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세계 1위 가구업체인 이케아의 국내 상륙이 확정되면서 국내 '생활용품'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이케아의 주력 상품은 가구가 아닌 생활용품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건축심의위원회는 최근 이케아 광명점 신축을 조건부 가결로 통과시켰다. 이는 광명시가 허가만 한다면 언제든지 신축이 가능하단 뜻이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에 신축이 시작되면 2014년 말부터 영업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케아는 진출하는 시장마다 엄청난 파급력으로 해당 국가의 생태계를 바꾸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가구사들이 이케아 진출을 일찍부터 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케아 가구의 가장 큰 특징은 DIY(Do it Yoyrself)다. 완제품을 집까지 배달·설치 해주는 국내 업체들의 제품과 개념 자체가 다르다. 탁자를 구매하면 상판과 다리를 소비자가 직접 조립해야 한다.

이케아는 이러한 제품 특징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과 미주에서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DIY 스타일이 아직 낯선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주효할 지는 의문이다. 중국에서는 시공 및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케아가 국내 진출 초기에 가구보다는 생활용품 판매와 마케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케아의 전체 매출에서 생활용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인 가구보다 높은 수치다.

국내 가구사들이 치밀하게 이케아 대비책을 마련한 상황에서 연착륙이 중요한 이케아로서는 단시간에 파급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생활용품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생활용품 시장 규모(기저귀·화장지·생리대 등 제외)는 2.5조원 정도다. 신세계 자주가 8월 초 가로수길에 연면적 1367㎡·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의 단독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기존 가구사는 물론 식기업체들까지 나서 '카테고리 킬러'로서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가구업체들이 이케아 진출에 대비 갖가지 대응책을 마련한 것과 달리 국내 생활용품업체는 대응 전략이 전무한 상태여서 이케아가 국내 생활용품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는 2006년 식품, 지난해에는 맥주시장에 진출해 상당한 성과를 낼 정도로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는 업체다"며 "국내 소비자들이 이케아 가구와 스타일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상대적으로 어필하기 쉬운 생활용품 판매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