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어머니를 폭행한 아버지를 살해하려 한 공익근무요원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박종택 부장판사)는 존속살해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공익근무요원 박모(26)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3월 7일 0시 10분께 구로구의 한 공원에서 아버지(49)를 넘어뜨린 뒤 "아버지도 죽고 나도 죽자"며 흉기를 들이댄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평소 아버지가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술을 마시면 어머니를 자주 때리고 어머니의 가게에서 행패를 부리는 등 가족에게 부담이 된다고 생각해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는 "너 왜 그러냐 이러면 안 된다. 내일 일을 나가려고 목장갑을 사왔다"며 애원하는 아버지의 호소에 흉기를 버리고 범행을 멈췄다.

재판부는 "소중하고 존엄한 생명을 침해하려 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어 엄중한 처벌이 마땅하다"면서도 "아버지가 가족에게 부담이 된다고 생각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스스로 범행을 중지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참여재판의 배심원 9명은 전원 유죄 의견을 냈다. 양형 의견에서는 5명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4명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