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보상금 6800억원에 '진퇴양난'

2013-06-09 17:56

아주경제 전운 기자 = 남양유업과 피해대리점 간의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양측이 실무협상단을 구성하면서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고는 있지만 피해 금액에서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직대리점주 900여명으로 구성된 전국대리점협의회(이하 전대협)에 대한 '어용단체' 의혹도 계속해서 불씨로 남아있다.

남양유업과 피해자대리점협의회는 최근 '상생협의회(가칭)'라는 이름의 실무협상단을 꾸려 이후 단체교섭권과 피해보상,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오는 11일 6차 협상부터는 실무협상단을 중심으로 협상에 속력을 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피해보상액에 대한 이견 차이는 여전히 좁히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대리점협의회 측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리점 매출 금액의 20%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전체 대리점에 적용할 경우 680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같은 금액에 남양유업은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26억원을 기록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6800억원을 보상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가 않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외부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객관적인 심사를 통해 보상금액을 정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협상에서도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어용단체 논란도 아직까지 해결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대리점협의회는 우선적인 피해보상을 위해 실무협상단 구성에 동의했지만, 어용단체 논란은 마무리 지은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피해자대리점협의회는 "어용단체인 전대협으로 인해 피해대리점협의회를 기만하거나 우리의 요구사항이 흐지부지 된다고 판단되면 즉각 추가 고소하는 등 검찰 수사로 잘못을 밝혀내겠다"며 전대협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우유발주시스템에 피해자대리점협의회 전화번호 표시 등을 요구했다. 현직 대리점주들의 협의회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한편, 전대협도 현재 별도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남양유업과 협상을 갖고 생계지원자금 100억원을 우선 지급받을지, 아니면 더 많은 생계지원금을 요구할 지 여부를 각 지역 대리점주들과 협의한 뒤 최종안을 제시키로 했다.